쿠바를 꺾고 전승 우승을 차지한 야구 대표팀 올림픽 금메달의 감동이 축구장에까지 전파되었다. 24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울산의 경기에서 야구 골 세리머니가 나왔다. 주인공은 전북의 공격수 김형범(25)이었다. 김형범은 후반 3분 상대 골에어리어 안에서 얻은 간접 프리킥을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하며 울산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골을 넣고 나자 그는 코너플랙 쪽으로 달려갔다. 임유환과 함께 달려간 김형범은 깃대를 잡고 타격자세를 취했다. 전북의 다른 선수가 투수처럼 공을 던지는 시늉을 했고 김형범은 힘차게 깃대를 흔들었다. 이 세리머니는 전날 금메달을 목에 건 야구 대표팀을 축하하기 위한 일종의 '오마주' 였다. 관중들 역시 선수들의 재치에 즐거워했다. 그렇다면 김형범이 친 타구는 어떻게 됐을까? 이승엽처럼 홈런이 되었을까? 아쉽게도 그 결과는 알 수 없었다. 세리머니 도중 불청객이 나타났기 때문. 깃대를 뽑는 모습을 본 이삼호 주심은 김형범이 깃대를 휘두른 직후 휘슬을 불었고 경고 카드를 내들었다. 경기장 기물을 고의로 파손했다는 것이 경고의 이유였다. 주심으로서는 엄격한 규정 적용을 한 것이었지만 세리머니가 끝난 후 주어도 될 경고를 너무 일찍 주어서 오마주 세리머니의 맥을 끊고 말아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가 끝난 후 김형범은 "어제 야구 경기를 너무나 재미있게 그리고 감동깊게 봤다" 며 "골을 넣는다면 (임)유환이와 함께 하려고 했었다" 고 야구 세리머니를 한 이유를 밝혔다. 한편 경기에서는 전북이 울산에게 1-2로 패배하고 말았다. bbadagun@osen.co.kr 전북 현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