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올시즌 3승 5패 방어율 5.55로 기대에 못 미쳤던 김선우(31. 두산 베어스)가 후반기 대도약을 노리고 있다. 김선우는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해 맞이한 휴식기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구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해왔다. 지난 21일 경기도 이천 베어스 필드서 접한 그의 구위는 '탁월하다'라는 찬사가 절로 나올 만큼 뛰어났다. 김선우의 공을 받아주던 포수 최승환(30)은 연신 '나이스', '좋아'라는 추임새로 김선우의 기를 북돋워 주었다. 함께 연습 피칭을 하던 이승학(29), 맷 랜들(31)의 구위도 뛰어났으나 전반기와 정반대의 구위를 보여 준 김선우의 투구는 주위에 있던 구단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윤석환 투수코치는 김선우의 중심 이동에 아쉬움이 있었는지 미간을 찌푸렸다. "구위는 좋은데 말이지"라며 운을 뗀 윤 코치는 김선우에게 "무릎을 차면서 던지고 있잖아. 축을 확실하게 잡아야지"라는 말로 투구 시 중심 이동을 강조했다. 김선우 또한 "막상 던질 때는 상체가 먼저 나가버리네요"라면서 재차 투구에 나섰다. 결국 김선우는 연습 투구 막판 밸런스를 다시 안정시키는 데 성공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웨이트 트레이닝 장에서도 하체 강화에 몰두하던 김선우는 '구위가 좋아진 것 같다'라는 말에 "윤 코치께서 노력을 많이 기울여 주셨죠"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뒤이어 그는 "전반기에는 기본기가 아예 잡혀있지 않은 상태라 성적이 안 좋았다. 휴식기에 집중력을 발휘한 결과 요 근래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미국서도 매년 후반기에는 페이스가 좋아 좋은 성적을 거둔 편이었다"라고 이야기 한 김선우는 "투구 시 오른쪽 무릎에 축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그래서 점프하는 듯한 투구가 나왔고 이로 인해 공을 놓을 때 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라며 전반기 부진을 자평했다. 이는 전반기 세부기록에서도 잘 나타나있다. 전반기 김선우는 최고 150km에 이르는 빠른 직구를 선보이기도 했으나 공이 붕 뜬 듯한 투구를 자주 보여주며 상대 타선에 난타 당했다. 김선우의 올시즌 피안타율은 3할2푼8리에 달했으며 피장타율 또한 4할4푼3리로 높은 편이었다. 다리가 주축 역할을 확실하게 하지 못하면 자연히 손에서 공을 놓는 위치만 앞으로 끌어당긴, 상체 힘으로 밀어던지는 투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릴리스 포인트서 손목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빠르지만 볼 끝이 죽어버린 공'을 던지게 된다. 전반기 투구 내용과 그에 대한 보완책에 대해 묻자 김선우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밀어 던지는 단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했다. 가끔 그 버릇이 나오고 있는데 실전 투구시에도 밀어 던지지 않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반기에는 손목의 회전축이 기울어져 공의 회전이 옆으로 가해졌다. 옆으로 회전하는 공이 배트와 반발력을 일으키는 바람에 장타 허용률도 그에 비례했던 것 같다" "최근 훈련서 좋아지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라고 밝히며 웃음을 지은 김선우는 "올 시즌 탁월한 성적을 올리는 것은 힘들어졌다. 그러나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에 힘을 보태고 가을 잔치서도 맡은 역할을 확실하게 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김선우는 인터뷰를 끝맺으며 "집에서 야구 이야기를 거의 꺼내지 않는 편이지만 내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바람에 집사람의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앞으로 좋은 투구를 보여주는 동시에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활약을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말로 자신의 희망을 밝혔다. 뒤늦은 입단 계약으로 인해 '동계훈련 부족'이라는 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던 김선우. 올림픽 휴식기서 이전까지의 연습량을 벌충하는 데 힘썼던 그가 2008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는 동시에 다음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피칭을 선보일 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