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는 전우였다. 이제는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적이다.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한 한국 야구대표팀이 25일 귀국과 함께 소속 팀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26일부터 재개되는 남은 리그에서 우승 또는 4강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조여맨다. 올림픽보다 더 뜨거운 전쟁이다. 남은 시즌 최대 관심사는 4강경쟁이다. 2위와 8경기차로 앞서 있는 SK의 1위 독주는 막기 힘들다. 2위 두산과 4위 한화도 4위와 4경기차로 앞서 있다. 4위 롯데, 반게임차로 뒤진 삼성, 2.5경기차로 뒤진 KIA가 치열한 4위 경쟁을 벌이게 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의 활약이 궁금해진다. 롯데는 신해결사로 떠오른 이대호가 최고의 활약을 앞세워 중심타자로 확실하게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강민호도 진갑용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한 단계 성숙됐다. 송승준도 2경기에 출전 1승을 따내며 방어율 2.19를 기록했다. 삼성은 소방수 오승환, 미들맨 권혁, 유격수 박진만, 포수 진갑용이 금메달을 따냈다. 권혁은 중간에서 3경기를 던지면 방어율 제로로 제몫을 했고 박진만과 진갑용도 부상이 있었지만 막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오승환은 단 2경기만 던져 다소 아쉬운 대목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충분히 어깨를 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KIA는 에이스 윤석민과 톱타자 이용규가 맹활약을 펼쳤다. 뒤늦게 합류한 윤석민은 5경기에 출전, 2승1세이브를 기록하며 대표팀 불펜의 버팀목 노릇을 했다. 대표팀 2번타자로 나선 이용규는 무려 타율 4할8푼1로 맹위를 떨쳐 금메달 일등공신이 됐다. 다만 소방수 한기주가 극도의 부진에 빠진게 3경기에서 방어율 19.81를 기록한게 걸리는 대목이다. 자신감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젊은 만큼 성장의 밑거름으로 생각할 수 있다. 롯데 삼성 KIA는 하나같이 간판 선수들인 이들의 활약여부에 따라 4강행이 가려질 수 밖에 없다. 금메달을 뒤로 하고 뜨거운 4강 전쟁을 벌이게 되는 올림픽 전사들 가운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