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가 한국의 9전 전승 금메달로 화려하게 피날레된 가운데 8개국 선수들의 희비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올림픽 야구에서 뜨고 진 선수들을 8개국 MVP와 WORST로 차례로 살펴본다. 한국 - MVP : 어느 한 선수를 꼽는 것이 쉽지 않다. 김경문 감독이하 모든 선수들이 MVP라 할 수 있다. 굳이 꼽는다면 투수진에서는 류현진·김광현·정대현, 야수진에서는 이대호·이용규·이승엽을 꼽을 수 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도합 3승 방어율 1.14로 향후 10년을 책임질 국민 원투펀치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일본에 이어 결승 쿠바전까지 중요할 때마다 구원등판해 2세이브 방어율 2.25를 기록한 정대현도 빼놓을 수 없다. 타선에서는 이대호가 타율 3할6푼·3홈런·10타점으로 공포의 타자가 된 가운데 2번타자 이용규도 타율 4할8푼1리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승엽은 타율 1할6푼7리에 그쳤지만 준결승·결승에서 결승 홈런을 때렸다. - WORST 한기주 : 모든 선수들이 잘한 한국이지만 예외는 있었다. 바로 한기주였다. 한기주는 3경기에서 1승을 올렸지만 방어율이 무려 19.31이나 될 정도로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예선 미국·일본전에서 6타자를 상대로 5피안타를 얻어맞으며 4실점해 한 때 방어율이 ‘무한대’였다. 대만전에서 2⅓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구원승을 올렸지만 이 경기에서도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기주는 이제 21살밖에 되지 않은 약관이다. 2006년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결정적인 보크를 범하며 끝내기 패배를 당한 뒤 결승득점한 김태균의 환호를 등으로 지켜봐야 했지만 이후 보란 듯 일어선 한기주다. 쿠바 - MVP 알렉세이 벨 : 비록 한국에게만 2패를 당하며 금메달이 좌절된 쿠바였지만, 왜 아마야구 최강인지를 충분히 입증해냈다. 특히 타자 전원이 풀스윙하는 타선은 공포 그 자체였다. 이 가운데 가장 돋보인 타자가 벨이었다. 32타수 16안타로 타율이 정확히 5할이었다. 대회 전체 1위. 홈런 2개, 2루타 3개, 3루타 4개를 곁들이며 장타율도 무려 1.031. 이 역시 대회 전체 1위였다. 가장 무서운 타선의 가장 무서운 타자였다. 투수들에게는 그야말로 공포의 벨이었다. - WORST 알렉산더 마제타 : 예선 첫 경기 일본전에서 쿠바의 4번 타자는 1루수로 기용된 마제타였다. 그러나 결승 한국전에서 4번 타자는 프레데리치 세페다, 1루수는 헥터 올리베라로 바뀌어 있었다. 마제타는 올림픽 6경기에서 24타수 4안타, 타율 1할6푼7리·1홈런·4타점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며 4번 타자의 이름값을 해내지 좀처럼 못했다. 4번에서 7번으로 타순이 추락하더니 준결승과 결승전에서는 모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미국 - MVP 제이슨 도널드 : 올해 더블A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선수로 알려진 도널드는 올림픽에서 미국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8경기 모두 유격수로 선발출장, 21타수 8안타로 타율 3할8푼1리를 기록했다. 미국 대표팀에서 가장 높은 타율이었다. 1홈런·5타점·4득점·4볼넷·1도루를 곁들이며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준결승 일본전에서 투런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보살(27개)을 기록한 선수도 도널드였다. 실책은 1개로 수비율은 9할7푼1리. - WORST 제프 스티븐슨 : 올림픽 첫 경기였던 한국전에서부터 어이없는 송구실책으로 역전패를 자초한 스티븐슨은 올림픽 기간 내내 불안했다. 대회 4경기에서 1승2패 방어율 9.00. 일본전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올렸으나 한국, 쿠바전에서 2경기 연속 구원패했다. 한국전에서 5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존 갈은 타율 2할4푼2리에 그쳤으나 한국전을 제외하면 2할8푼6리로 나쁘지 않았다. 한국전 이후 5경기 연속 안타와 5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했다. 괜히 친한파가 아니었다. 일본 - MVP 니시오카 쓰요시 : 허리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일본 대표팀에서는 가장 좋은 타격감을 뽐내며 1번 타자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8경기에서 22타수 10안타로 타율 4할5푼5리를 기록했다. 벨-이용규에 이어 대회 전체 3위에 해당하는 고타율이었다. 준결승 한국전에서도 3타수 2안타 2득점 1볼넷으로 위협적인 활약을 펼쳤다. - WORST 이와세 히토키 : 너무 많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지 않았던 선수는 역시 좌완 투수 이와세였다. 4경기에서 3패 방어율 13.52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한국에게만 2패. 포수 아베 신노스케도 24타수 3안타, 타율 1할2푼5리로 타격이 부진한 데다 한국전에서 뼈아픈 송구실책까지 저질렀다. 외야수 다카히로 G.G 사토도 준결승과 3·4위전에서 뼈아픈 실책을 2개나 범해 졸지에 ‘E.E 사토’가 되어버렸다. 물론 최고의 워스트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었다. 대만 - MVP 리천창 : 대만은 중국에게 역전패하는 굴욕을 당할 정도로 베이징에서 잃은 게 많다. 하지만 유망주의 성장을 발견한 것은 소득이다. 사이드암 리천창이 주인공이다. 쿠바전에서 선발패했지만 6⅔이닝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쿠바에게 잘 던진 투수는 류현진과 송승준이 전부가 아니었다. 미국전에서도 2⅓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 미국에서도 관심을 갖는 투수로 알려져있다. - WORST 판우시옹 : ‘모 아니면 도’로 일관하는 대만 타선은 올림픽에서 많은 한계를 드러냈다. 3할1푼의 타율을 기록한 펑정민을 제외한 나머지 타자 전원이 심각한 부진을 보였다. 대만 야구의 자랑 천진펑도 타율 1할4푼3리로 부진했다. 다만 이 선수의 부진이 워낙 깊었다. 좌타자 판우시옹은 이번 올림픽 6경기에서 20타석에 출루했다. 1루 베이스를 밟은 건 볼넷 때문이었다. 나머지 19타석은 모두 삼진 또는 범타로 타율이 제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당연히 최하위였다. 캐나다 - MVP 닉 웨글라스 : 최종예선 1위로 올림픽행 티켓을 잡은 캐나다는 타선이 극도의 부진을 보이며 아쉽게 올림픽을 마감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캐나다 타선의 자존심을 지켜낸 선수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웨글라스였다. 웨글라스는 7경기에서 25타수 10안타로 타율 4할·2홈런·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웨글라스도 한국전에서는 괴물 류현진을 만나 4타수 1안타 2삼진으로 막히고 말았다. - WORST 크리스 레이츠마 : 캐나다는 올림픽 팀 방어율 1위(2.29)를 차지할 정도로 마운드가 괜찮았다. 그러나 1점차 패배만 5차례나 당할 정도로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그 중심에 한 때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에서 마무리로 활약했던 레이츠마가 있었다. 3경기에서 2패 방어율 6.24로 부진했다. 미국-대만전 1점차 패배 모두 레이츠마가 불을 지른 것이었다. 역시 1점차 패배였던 쿠바전에서도 레이츠마는 홈런 1개를 맞았다. 네덜란드 - MVP 브라이언 엔젤하드 : 마땅한 MVP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투타에 걸쳐 대다수 선수들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나마 주력타자들이 모두 1~2할대 빈타에 허덕인 가운데에서도 홈런 2방으로 존재감을 과시한 엔젤하드가 고군분투했다. 7경기에서 타율 2할7푼8리·2홈런·2타점. - WORST 샤이론 마르티스 : 지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파나마를 상대로 7이닝 노히트노런을 펼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마르티스는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 뭇매를 맞았다. 2경기에서 2패 방어율 6.75. 미국전에서 4⅔이닝 동안 피홈런 2개로 5실점하며 선발패했고, 캐나다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으나 전반적으로 기대에는 못 미쳤다. 중국 - MVP 후펑리엔 : 비록 최하위로 올림픽을 마쳤으나 중국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대회였다. 대만을 꺾었고 한국을 사지로 내몰기도 했다. 그 주역이 바로 지명타자 후펑리엔이었다. 7경기에서 21타수 8안타, 타율 3할8푼1리·3타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대만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 3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투수 중에서는 한국-미국전에 선발등판, 방어율 1.80을 기록한 리첸하오가 돋보였다. - WORST 지아유빙 : 지난해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했으나 한 시즌 만에 방출된 지아유빙은 올림픽에서도 부진했다. 7경기에서 1루수로 선발출장했지만, 24타수 1안타로 타율이 4푼2리밖에 되지 않았다. 대만의 판우시옹 다음으로 낮은 규정타석 타율. 삼진도 무려 12개를 기록했는데 같은 팀 리레이와 함께 올림픽 최다 삼진의 불명예를 안았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