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는 대학생, 나이는 중학생? 청소년기 비만, 체력과 집중력 저하
OSEN 기자
발행 2008.08.25 14: 13

[정지행의 한방컬럼]한 덩치가 큰 남자대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진료실에 들어왔습니다. 들어와서 어디가 안 좋아서 내원하셨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나이를 물으니 중학교 2학년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키도 크고 체격도 좋아 좀 어른스럽게 옷을 입거나 꾸민다면 정말 대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요즈음 청소년들은 체격이 예전과 달리 너무 좋아 겉으로 봐선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 대학생 같은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병원에 내원해 준 이유는 비만치료가 아니라 머리 맑아지고 공부 잘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한약을 먹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큰 덩치에 비해 운동을 조금만 해도 힘이 들고, 자도자도 계속 졸리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하며, 아침이면 얼굴과 손발이 붓고, 짜증이 늘었다는 것..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 공부할 양도 많아지고, 학원도 가야 하는데 몸이 힘들다 보니 지치게 되고 투정과 함께 짜증이 심해졌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책상앞에 앉기가 무섭게 심하게 졸려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아이가 살이 쪄서 그런것 같다며 살도 빼면서 공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체력을 보강한다면 중학교 2학년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레이스로 볼 때 당연히 유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하나를 더 덧붙이고 싶습니다. 바로 집중력입니다. 책상에 오래 앉아만 있다고 공부의 능률이 좋아지고 공부의 양이 많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비만한 아이들의 경우 대부분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만한 아이들은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고, 잠이 많으며, 책상에 앉아서도 졸기를 잘합니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비만해지면 기가 허해지기 쉬운 법입니다. 기허 증상이 생기면 자꾸 눕고 싶게 되고, 매사에 의욕도 없어지고 당연히 집중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이 남학생은 예상했던 것처럼 역시 체격은 좋아보였지만 검사를 해보니 이미 체지방이 많이 과잉되어 있는 상태였고 복부비만까지 이미 와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비만의 치료를 권해드렸습니다. 체격이 좋다고 체력이 비례해서 좋은 건 아닙니다. 현실의 여건에 비추어 보면 이 또래의 청소년들이 거의 다 운동부족이라 볼 수 있습니다. 예전처럼 축구와 농구 등으로 친구들과 놀던 시대가 아니고 피씨방에 가거나 집에서 게임을 하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체지방과다에 복부비만이라는 소리를 듣고 이 학생의 어머니께서는 깜짝 놀라셨습니다. 자신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입니다. 몸이 약해지고 기력이 딸리면 당연히 집중력도 떨어지지만 여기에다 비만까지 있다면 더더욱 심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먹는 것 역시 몸에 좋은 것보다는 우선 입맛에 맞는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 등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만의 가장 좋은 치료방법은 무엇일까요? 물론 식이요법 조절이나 규칙적인 식사 습관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운동만큼 좋은 것은 없습니다. 아무리 시간에 쫓기는 수험생이라 하더라도 시간을 조금씩 내서 걷기 정도라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나중에는 더 큰 이득이 됩니다. 또한 공부해야 할 시간이 모자라다며 부모가 이 학원 저 학원으로 차로 데려다주는 것보다는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걷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창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운동을 하게 하는 것은 당장은 시간낭비를 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아이들의 체력이 나아져 정신적, 육체적으로 더 건강해 질 수 있고, 나아가 비만도 예방할 수 있으며 집중력도 더 좋아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글 : 정지행한의원 정지행 원장, 한의학 박사] [OSEN=생활경제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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