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이제는 롯데 4번…WBC는 나중 일"
OSEN 기자
발행 2008.08.27 08: 57

[OSEN=이상학 객원기자] “내게 주어진 역할은 롯데 4번 타자”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9전 전승 금메달에 혁혁한 공을 세운 대표팀 중심타자 이대호(26·롯데)가 내년 3월 열리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여부에 대해 아직은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보적인 입장이라기보다 지금은 소속팀 롯데의 팀 성적을 먼저 신경쓰겠다는 것이 보다 더 맞는 말이다. 이대호는 “WBC는 아직 한참 멀었다. 지금 소속팀 시합이 우선이다. WBC도 제대로 뽑히고 나서 얘기해야한다. 아직은 어떻게 될지 누구도 모른다”며 “지금 내게 주어진 역할은 롯데 4번 타자다. WBC에 대한 생각은 하지도 않았고, 할틈도 없다. 어차피 나중 일이다. 팀이 4강 싸움을 하고 있는 만큼 4번 타자 몫을 다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이대호의 4강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 이대호는 올림픽 대표팀에서 소속팀 롯데로 복귀한 첫 날부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청와대 오찬을 마친 뒤 곧바로 후반기 첫 경기가 열린 대전구장으로 직행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런 하나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팀의 11-4 대승을 이끌었다. 특히 8회초에는 마정길의 바깥쪽 120km 커브를 잡아당겨 좌측으로 넘어가는 비거리 120m 홈런을 쏘아올렸다. 하지만 가을잔치와는 별개로 이대호의 WBC 대표팀 승선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이대호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이고 있는 김경문 두산 감독은 WBC 사령탑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유력하다.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도 “내년 3월 WBC 사령탑으로 김경문 감독을 우선 고려하겠다”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한 이대호는 총 4개 국제대회 23경기에서 81타수 29안타로 타율 3할5푼8리·5홈런·28타점·20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출루율(0.447)·장타율(0.642)을 합한 OPS는 무려 1.089에 달한다. 반면 이대호의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이자 선의의 경쟁자인 한화 4번 타자 김태균은 “휴식기 동안 올림픽을 보면서 나도 저곳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기회가 되면 꼭 국제대회에서 한 번 뛰고 싶다”고 밝혔다. 김태균은 WBC 발탁여부에 대해 “내가 잘해야 가능하다. 필요하면 부르지 않겠나”고 말했다. 김태균은 데뷔 후 A급 국제대회가 지난 2006년 제1회 WBC가 유일한데 3경기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게 전부다. 김태균은 “대호에게 축하전화를 걸었는데 라면도 사주지 않는다”며 웃었다. 과연 내년 WBC에서는 이대호-김태균의 황금라인을 볼 수 있을까.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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