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SK 와이번스 수석 코치가 올림픽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과 SK 와이번스가 추진하는 '행복나눔 야구교실'이라는 두 가지 기쁜 소식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 코치는 27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www.leemansoo.co.kr)내 헐크 칼럼을 통해 '기쁜 일 두 가지'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지난 23일 쿠바와의 결승전 때 네이버 문자중계 해설에 나선 이 코치는 한국 대표팀이 우승을 확정지은 순간 감격에 가득 차 "장합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종주국 미국, 4000개가 넘는 고교 야구팀을 보유한 일본, '아마추어 최강' 쿠바 등을 잇달아 격파하고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코치는 "야구인으로서 그날 만큼 가슴이 벅차고 자랑스러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김경문 감독의 지도력과 태극마크를 단 우리 선수들의 팀워크 그리고 열렬히 응원해준 국민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의 우승 소식에 미국과 일본의 친구들에게 축하 세례를 받은 이 코치는 "60개도 안 되는 고교 야구팀을 가진 한국야구가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이제는 한국 야구를 다시 보게 될 미국의 예전 동료들 앞에서 어깨에 힘을 줘도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이 코치의 두 번째 기쁜 소식은 SK가 추진하는 '행복나눔 야구교실'. 이 코치는 "어제 구단으로부터 공문 한 장을 전달받았다. 제목은 '행복나눔 야구교실' 추진안이었는데 그 서류를 보는 순간 '그동안 바랐던 일들이 현실로 이뤄지는구나'하는 기쁨에 가슴이 뛰었다"고 털어 놓았다. 이어 "미국에서는 여러 형태의 야구교실이 열린다. 학교의 정규 수업에 야구를 선택할 수 있고 동네마다 클럽 형태로 운영되는 야구교실, 전·현직 지도자들이 1년에 한 두 차례씩 개최하는 베이스볼 클리닉이 있다"고 설명하며 "수많은 유소년들이 야구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참 부러웠다"고 말했다. 미국의 탄탄한 유소년 야구 인프라에 비해 열악한 한국 야구의 현실에 대한 아쉬운 마음도 드러냈다. 이 코치는 "우리나라의 경우 유소년 야구에 대한 지원이나 관심은 기대하기 어렵고 고교팀도 55개 정도라고 한다. 게다가 야구의 기반이 되는 야구장의 열악한 환경은 내가 야구했던 시절과 비교해도 크게 나아진 점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코치는 "그러나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사회인 야구팀은 날로 늘어난다고 한다. 서울, 경기지역만 해도 1000개가 넘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유소년 야구팀의 수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사회인 야구를 하는 동호회원들은 아마도 어릴때부터 야구를 좋아하고 잘 하던 사람들이었을텐데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 시절 학교 야구부에 가입하지 않은 이상 그저 좁은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야구하다 유리창을 깨는 정도의 야구 밖에 경험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현재 사회인 야구 동호회에서 열심히 뛰는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클럽야구 활동을 할 여건이 주어졌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인재들을 발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야구는 직접 할 수 있고 관전하는 두 가지 재미를 가진 매력적인 스포츠"라고 야구 예찬론을 펼친 이 코치는 "나는 많은 사람들 특히 유소년들이 야구를 경험해 볼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해 왔다. 개인적으로 야구교실을 개최할 생각도 있었지만 미국처럼 야구장이 동네마다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껏 1회성 야구교실 때문에 사람들에게 크게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몇 달 전에 구단 차원에서 야구클럽처럼 운영되는 야구교실에 대해 지원하거나 창단할 계획이 있는지 조심스레 문의한 적이 있는데 뜻밖에 매우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더니 드디어 어제는 정식으로 '행복나눔 야구교실' 프로젝트를 완성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SK 텔레콤이 후원하는 '행복나눔 야구교실'은 야구를 통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내달 3일 시작돼 경기, 인천지역 아동센터를 중심으로 유소년을 모집해 4주 코스의 기본 프로그램과 두 차례 겨울 캠프, 매년 한 차례씩 야구대회를 포함한 심화 프로그램. SK는 1500명의 유소년 야구 꿈나무들에게 야구를 접할 기회를 제공해줄 계획이다. 평소 유소년 야구에 관심이 많았던 이 코치는 SK의 '행복나눔 야구교실' 개최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 코치는 "당장에 구단에 실질적인 이익을 주거나 보탬이 되지는 않겠지만 크게 볼 때 매우 건전하고 참신한 사회공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좋은 일을 선도하겠다는 구단의 방침이 스포테인먼트와 함께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이어 이 코치는 "요즈음 사회 각계 각층에서 기부문화가 활발하다고 들었다. 그중에 전문인들의 '재능기부'가 나의 관심을 끌었다. 수 년 전 LA에서 홍명보 축구교실을 운영하는 실무자를 만났는데 홍명보 선수가 월드컵 때 받았던 국민들의 사랑을 축구교실 운영 같은 방법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며 "나도 평생 야구밖에 한 것이 없고 야구 때문에 사랑도 많이 받았다. 이제 조금이라도 받은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고 돌려줄 기회를 만들어준 '행복나눔 야구교실' 때문에 나도 행복하다"고 글을 마쳤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