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그날부로 포기했어요” 한화 4번 타자 김태균(26)의 독주로 흐르던 홈런·타점 타이틀이 카림 가르시아(롯데)라는 거대 변수로 요동치고 있다. 가르시아는 후반기 첫 경기부터 김태균이 보는 앞에서 연타석 홈런 포함 6타점을 폭발시키며 홈런 공동 1위와 타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따라잡힌 이가 바로 김태균이었다. 시즌 내내 두 부문에서 1위를 독주한 김태균으로서는 상대적인 박탈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롯데는 한화보다 8경기나 더 남겨놓은 상황이다. 지난 26일 한화전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5타수 4안타 6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른 가르시아는 이튿날 경기에서도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을 이어나갔다. 이틀간 8타점을 추가, 89타점을 마크한 가르시아는 84타점의 김태균을 4개 차이로 따돌렸다. 하지만 홈런에서만큼은 김태균이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김태균은 지난 27일 대전 롯데전에서 8회말 김일엽의 바깥쪽 138km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 솔로 홈런으로 27호를 마크했다. 하지만 김태균은 더 이상 개인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전반기 막판에만 하더라도 김태균은 “당연히 팀 성적이 우선이다. 시즌 막판 팀 성적이 좋을 때 한 번 타이틀을 노려보겠다”고 말했지만 후반기 시작과 함께 거세진 가르시아의 역습에 놀란 모습이다. 김태균은 “가르시아가 연타석 홈런을 칠 때부터 개인 타이틀은 포기했다. 이제 다시 마음을 비우고, 팀을 위해 뛰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곧 홈런을 때리며 1위 수성에 나서기 시작했다. 김태균은 데뷔 후 훌륭한 경력을 쌓아왔으나 개인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었다. 2001년 데뷔 첫 해 신인왕을 차지하고 2005년에는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지만 계량 부문 개인 타이틀과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특히 2004~2005년에 2년 연속 타점 부문 2위에 그치는 불운 아닌 불운을 당했다. 특히 2005년 최다안타, 장타율 두 부문에서 모두 2위였다. 김태균은 “개인 타이틀도 인연이라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나는 인연이 없는 편이다. 욕심 안 부리고 팀을 위해 뛸 뿐이다”고 말했다. 일단 타점에서 가르시아가 크게 추월하며 다시 뒤집기가 쉽지 않아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홈런은 모른다. 가르시아는 10경기 연속 이상 무홈런이 3차례나 있을 정도로 기복이 심하다. 김태균도 27호를 작렬시키기 전까지. 올 시즌 최장 12경기 연속 무홈런을 기록했지만 그 사슬을 끊었다. 결정적으로 김태균은 장타율에서 압도적인 1위에 올라있다. 장타율 0.654로 가르시아(0.547)에 넉넉히 앞서 있다. 김태균은 “올림픽 휴식기 동안 푹 쉬었다. 이제 몸 상태는 완벽하다”며 내심 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