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력 갖춘 진짜 스타들은 누구?
OSEN 기자
발행 2008.08.29 08: 35

콧대 높던 연예계 스타들이 요즘 예전같지 못한 대접에 소리없이 울고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출연료가 슬며시 고개를 숙이는 중인데다 캐스팅 제의마저 부쩍 줄었다. 쏟아지는 시나리오 속에서 여유있게 출연작을 고를 수 있는 스타는 이제 열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다. 왜 그럴까. 한국영화의 극심한 침체가 겉으로 드러난 이유지만 그 원인 자체를 스타들이 제공하고 있다는 게 영화계의 걱정어린 시선이다. 어렵게 큰 돈을 쏟아부어 스타 캐스팅을 했음에도 정작 투자 유치나 흥행에서는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영화 개봉작 10편 가운데 9편이 적자를 내는 등 수익률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후로 '스타가 이름값을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부쩍 커졌고, 비싼 출연료와 높은 지명도 만큼의 자기 몫을 제대로 하는 스타들에만 출연 제의가 쇄도하는 중이다. 스타로서의 흥행력을 인정받는 배우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힐 배우는 전도연이다. 출연작마다 거의 기복없는 흥행 수위를 기록했고 작품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배우로서 자신이 출연할 작품을 고르는 안목이 높고 까다로운 덕분이다. 1997년 한석규와의 스칠듯 말듯 이어지는 아련한 로맨스 '접속'으로 기분좋게 스타트를 끊은 뒤 '약속' '내 마음의 풍금' '해피엔드'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피도 눈물도 없이'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인어공주' '너는 내운명' 등 그녀의 필모그래피는 차분하면서도 화려하다. 지난해 '밀양'으로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이창동 감독의 다소 난해한 이 영화는 전국관객 170만명을 동원하는 기대 이상의 성과까지 거뒀다. 전도연에 필적할만한 남자배우를 찾기는 어렵다. 대부분 출연작의 흥행 굴곡이 심하고 가끔 혹평을 받는 졸작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송강호 황정민 조승우 등이 돋보이는 축이다. 여우로는 전도연, 남우들은 글쎄 설경구 최민식과 함께 40대 연기파 배우의 기수인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2003) 대박에 이어 한국영화 최다관객 영화 '괴물'(2006)을 추가했고 지난해 '우아한 세계' '밀양'으로 성적을 올렸다. 올 여름에는 김지운 감독의 블록버스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700만 관객을 눈 앞에 두는 등 흥행 신화를 계속 써나가는 중이다. 황정민은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깊은 인상을 심어준 후 2003년 '바람난 가족' 출연으로 연기파 대열에 자리잡았다. 톱스타로서의 본격적인 필모그래피는 2005년 '너는 내 운명'으로 시작됐고 이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사생결단' '행복'이 내리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전지현과 호흡을 맞췄던 '슈퍼맨이었던 사나이'가 찬 서리를 맞으면서 흥행 기세가 주춤해진 듯한 모습이다. 조승우는 뮤지컬에서의 연전연승과 달리 영화 쪽으로는 흥행 기복이 심한 편이다. 1999년 데뷔작 '춘향전'은 거의 반응을 얻지 못했고 '후아유'(2002), 'YMCA야구단'(2002) '하류인생'(2004) 등도 마찬가지. 흥행 물꼬는 2003년 '클래식'에서 조금 터지는 가 싶더니 2005년 '말아톤'에서 봇물이 터졌다. 연인 사이였던 강혜정과의 멜로 '도마뱀'(2006)이 기대와 달리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그 해 추석 '타짜'로 다시한번 홈런을 쳤다. 올 하반기에는 70년대 밤 문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 ‘고고70’에서 그의 노래와 연기 실력을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고고70’는 야간 통행금지 사이렌이 울리던 그 시절, 금지된 밤 문화의 중심에 서서 뜨겁게 젊음을 불태웠던 로크 밴드 ‘데블스’가 펼치는 열정의 70년대를 담아낸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밴드를 이끄는 보컬 상규 역의 조승우는 장발과 그 시대의 유행을 주도하는 감각적인 복고 패션으로 무장한다. 이들과 이병헌 장동건 등 한류 톱스타 몇몇을 제외하고는 스타 캐스팅을 내세우고도 제작이 무산되는 등 무수한 스타 가운데서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게 최근 영화계 속사정이다. mcgwire@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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