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주성치 능가할 '희극지왕' 가린다
OSEN 기자
발행 2008.08.29 08: 54

관객들의 배꼽을 잡게 만드는 코미디의 왕, 희극지왕(喜劇之王)은 누구일까? 많은 코미디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공식의 코미디 설정으로는 이제 관객들을 웃길 수 없다. 어디서 본듯한 행동이라든지 어이없는 코믹 연기, 또는 연기를 잘 했어도 타이밍이 딱 들어맞지 않을 경우 관객들은 싸늘하게 반응한다. 그런 쉽지 않은 관객들을 웃게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영화에서 코믹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로 열연을 하며 관객들에게 한 가득 웃음을 전하고 있는 배우들은 누구인지 살펴봤다. 김수로 - 슬랩스틱 코미디 9월 11일 개봉하는 영화 ‘울학교 이티’의 김수로가 있다. 김수로는 극중에서 열혈 체육선생님에서 해당 교과목의 폐지로 갑작스레 영어교사가 될 수 밖에 없는 천성근 역할을 맡았다. 김수로는 극중에서 슬랩스틱 코미디의 진수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그는 해벌죽하게 크게 웃는 모습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점점 풀어놓더니 슬슬 과장된 몸짓과 온 몸을 던지는 액션으로 웃음보를 터트리게 한다. “모든 학생들이 영어로 애인을 꼬시는 그날까지 나 천성근의 잉글리쉬 티칭은 계속된다”라는 등의 대사도 김수로의 코믹함과 더해져 맛깔스럽게 살아난다. 그런 김수로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보다 코미디 연기를 더 훌륭하게 잘 소화하는 배우로 송강호를 꼽았다. 그는 “송강호는 리얼리즘 코미디를 잘 한다”며 “저는 과장된 슬랩스틱을 잘 하고 인물을 정형화시킨 것들 잘한다. (송)강호 형은 다큐멘터리 코미디를 잘 하는 것 같다. 나는 자연스러운 것보다는 딱 찍혀있는 코미디를 하지만 강호 형은 너무나 실생활에 가까운 연기를 잘 한다”고 호평했다. 송강호 – 리얼리즘 코미디 송강호는 역대한국영화 흥행 순위 10위에 올라선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에서 이상한 놈 태구 역을 맡았다. 태구는 1930년대 말 대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만주 벌판을 터는 열차털이범이다. 송강호는 독특한 억양에 덤벙덤벙 거리지만 민첩한 몸짓으로 태구 역을 소화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잡초 같은 생명력을 갖고 칼 총알 심지어는 대포도 요리조리 날렵하게 피하며 튀어 다닐 때는 송강호의 다소 여유 있는(?) 몸과 부조화를 어우러져 폭소를 터트린다. 이제 관객들은 태구가 등장할 때마다 어떤 웃음을 줄지 기대감을 갖게 되고 등장만해도 슬슬 웃을 준비를 한다.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 ‘괴물’ ‘YMCA 야구단’ ‘반칙왕’ 등의 작품에서도 극의 드라마와 함께 자신이 맡은 인물의 유머러스함을 살렸다. 그 인물의 슬픔 고단함과 함께 늘 생활 속의 유머를 가미하며 웃음을 전했다. 정재영 – 무뚝뚝 코미디 정재영도 희극지왕의 반열에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스스로는 절대 과장하지도 웃지도 않으면서 관객들은 웃기는 무뚝뚝한 코미디를 완성했다. 영화 ‘바르게 살자’ ‘아는 여자’ ‘나의 결혼 원정기’ 등의 작품부터 최근 ‘신기전’에 이르기까지 정재영의 작품에 코믹 연기는 빠지지 않았다. 그 코미디는 진지함을 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 많았다. 정재영은 “코미디는 무조건 진지하게 해야 한다는 사람중의 하나다”며 “진지함이 지나쳐야 오히려 관객을 웃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웃기려고 하면 하나도 안 웃긴다. 제가 재미있게 보는 식으로 연기를 하는 것 같다. 시침 딱 때고 그러면 더 웃기다. 지금은 그런 식의 접근을 한다. 앞으로 다른 변화도 필요한 것도 같다. ‘무뚝뚝 코미디’를 더 완벽하게 완성하든지. 변화를 주든지”라고 밝혔다. 임원희 – 철저하게 계산된 코미디 임원희는 영화 ‘다찌마와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를 통해 관객들의 배꼽을 잡았다. 2대 8의 가르마로 스타일 확실히 잡고 짙은 눈썹에 표정은 누구보다 진지하지만 목욕탕식 발성으로 터져 나오는 대사는 관객들을 기암 시킨다. ‘호방하다’ ‘잘생겼다’는 다찌마와리 캐릭터에 임원희 외에 다른 누구를 대신하기 힘들 정도. 임원희는 다소 부담스러운(?) 눈빛과 표정으로 코믹 연기를 전한다. 웃음의 포인트를 알고 대사에 코믹한 표정과 목욕탕식 발성을 실어 전달한다. 이전 작품들인 ‘재밌는 영화’에서도 호연을 펼쳤다. 임원희는 “무조건 진지하게 한다고 웃긴 것도 아니고 웃기겠다고 작정하는 것도 웃기지 않다”며 “그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저는 애드리브는 안 하는 편이다. 계산되지 않은 연기는 없다. 동물적인 감각이 있다기 보다 준비도 많이 하고 분석도 많이 하는 편이다”고 밝혔다. crystal@osen.co.kr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수로 송강호 정재영 임원희.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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