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으로 두터운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 송강호가 무려 3개월 만에 11kg를 감량해 영화 ‘박쥐’에서 아픔과 섬뜩함을 지닌 흡혈귀로 변신해 화제가 되고 있다. ‘놈놈놈’에서 촐싹거리고 허술하지만 재치 있는 캐릭터를 맡았던데 송강호는 이번 영화에서 차갑고 카리스마 있는 비운의 흡혈귀를 연기하게 되면서 연기 변신을 위해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체중감량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BC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으로 오랜만에 컴백한 배우 연정훈도 10kg 감량에 성공했다. 3년만의 공백을 깨고 복귀하는 드라마인 만큼 그 각오가 다부졌던 그는 극 중 지적인 검사 역을 소화하기 위해 다이어트는 물론 강도 높은 연기 트레이닝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준기는 SBS드라마 ‘일지매’에서 의적 일지매의 카리스마 있는 면모를 소화하기 위해 8kg을 감량한 바 있다. 정려원은 얼마 전 송해성 감독의 영화 ‘멜로스’에서 식물인간 역을 위해 5kg감량에 성공, 한 때 팬들이 건강을 염려하기도 했다.
이처럼 연기자들이 극 중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체중변화를 시도하는 사례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가장 대표적인 배우가 설경구다. 설경구는 영화계의 ‘고무줄 체중’으로 불릴 정도로 체중조절을 자유자재로 시도한 바 있는데, 영화 ‘역도산’ 촬영 당시 6개월만에 26kg를 찌워 화제가 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영화 ‘공공의 적 1-1: 강철중’에서 체중을 13kg 늘려 변함없는 연기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짧은 시간 안에 체중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건강상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의의 의견이다.
비만전문 바른체한의원 김강식 원장은 “한방비만학회에서는 약물이나 병원의 치료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한 달에 2kg 이내의 변동을 권유하고 있다”며 “병원 치료를 받더라도 한 달에 체중의 10%이상의 감량은 건강을 헤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체중에 많은 변동을 주기 위해서는 무작정 굶거나 고지방고열량 식사를 하는 등의 극단적인 방법을 많이 쓰게 된다. 이런 방법들은 장기적으로 지방을 축적시키고 근육을 소실시키는 단점이 있다. 굶거나 소량의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체지방이 분해되기 전에 수분이나 근육이 줄어들기 때문에 10kg를 감량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지방이 아니라 수분과 근육이 감량되는 것이다. 또 단기간에 살을 찌우기 위해 고지방고열량 식사를 하게 되면 체지방이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지방의 증가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높이고 혈관의 탄력성을 떨어뜨리며 이어 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 불임, 영양결핍, 피부노화촉진, 골다공증이 오기 쉽다. 남성들은 발기부전, 고혈압, 심비대, 지방간 등이 생길 수 있다. 더불어 빠른 호르몬의 변화로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특히 배우 류덕환은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씨름 선수를 연기하기 위해 27kg에 체중 증가에 성공했지만 무리하게 살을 찌우려는 과정에서 먹다가 토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무리한 식이요법은 식이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부득이하게 단시간 내 체중을 변동시켜야 할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료진의 관리를 받는 가운데 진행해야 한다.
바른체한의원 김강식 원장은 “필요에 따라 열대사를 항진시키거나 체지방을 분해하는 약물을 적절히 사용한다면 큰 무리 없이 효과적으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을 것이다”며 “이 때는 합병증에 대한 검사와 관리는 물론 반드시 하루 3끼 밥을 적절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글:바른체한의원 김강식 원장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송강호 설경구 이준기 연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