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SK 대항마는 그래도 한화일까. 사실상 SK의 1위가 굳어진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는 이제 2~4위 자리의 주인공이 누가 될 지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6일 올림픽으로 잠시 중단됐다 시작된 프로야구 후반기는 상승곡선을 그리는 구단과 하향곡선을 그리는 구단이 나뉘고 있다. 무엇보다 한화는 대전 홈구장서 열린 후반기 첫 롯데와의 3연전에서 싹쓸이를 당해 3위 자리까지 위협받는 위치에 놓였다. 올림픽에 출전하고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류현진을 제외하고 선발 투수진이 사실상 붕괴되면서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제 한화는 29일부터 열리는 1위 SK와 3연전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배수진을 쳐야 할 입장으로 내몰렸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 지금에야 비로소 'SK 대항마'라는 명성을 다시 한 번 입증시키며 재도약 장세로 돌아설 수 있는 찬스를 마련한 것이기도 하다. 한화의 싹쓸이패는 큰 충격이었다. 올 시즌 처음으로 대전에서 당한 스윕이었다. 올 시즌 초 4월 1일부터 3일까지 목동구장에서 열린 우리 히어로즈전에서 3연패한 한화는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대구 삼성전에서 역시 3연패를 당했다. 그러나 홈구장에서는 첫 수모였다. 주초 롯데전은 후반기 첫 3연전의 시작을 전패로 했다는 점도 있지만 지난달 5위 삼성에 이어 4위 롯데에마저 맥없이 당했다는 점에서 스스로 목을 옥죄는 셈이 됐다. 한화는 삼성에 1.5경기, 롯데에 1경기차로 거리를 내줬다. 한화는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치렀다. 28일 현재 105경기를 치러 21경기만 남겨뒀다. SK가 94경기를 남겨둔 것에 비하면 무려 11경기나 더 앞서가고 있다. 되도록 많은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 다른 팀의 추격에 따라 잡힐 가능성이 크다. "70승은 해야 2위가 가능하다"고 말한 김인식 감독의 말대로라면 남은 경기에서 7패 이상을 당해서는 안된다. 다행히 한화는 아직까지 SK에 싹쓸이 당하지 않은 유일한 구단이기도 하다. 6개 구단을 상대로는 1번 이상의 스윕을 거두며 절대강자의 위용을 드러낸 SK지만 이상하게 한화 앞에서는 한 번도 상대적인 우월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상대전적은 6승 5패로 앞서 있지만 3연전을 완전하게 압도한 적은 없었다. 지금은 두산이 8승 8패로 SK에 유일하게 균형을 이루는 구단이 됐지만 지난 6월만 해도 SK의 대항마는 한화였다. 그 때까지 실제로 한화와 SK는 2승과 1패를 번갈아 서로 주고 받았을 정도였다. 야구전문가들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SK의 2연패를 저지할 수 있는 팀으로 두산보다는 한화를 꼽고 있다. 두산의 빠른 발은 이미 지난 시즌 경험으로 예방이 가능하지만 한화의 파괴력에는 별다른 효험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두산에 비해 실투 한 방으로 승부가 가를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더 많다는 뜻이다. 한화가 이번 SK와의 주말 3연전을 통해 2위 도전과 SK 대항마 이미지를 동시에 각인시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한화 덕아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