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완, "김광현, 아직은 인정할 수 없다"
OSEN 기자
발행 2008.08.29 19: 27

"아직 류현진과 비교될 단계 아니다". SK 베테랑 포수 박경완(36)이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확실한 '일본 킬러'로 떠오른 김광현(20)의 괴물급 피칭에 대한 평가를 보류했다. 박경완은 2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김광현이 올림픽 후 각 언론에서 류현진(21, 한화)과 비교되며 '괴물 투수'로 대접받는데 대해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2006년 프로 데뷔 후 2년 동안 35승을 거뒀고 올해도 두자리 승수(10승)를 따낸 류현진이 '괴물' 소리를 듣는 것은 당연하다. 그에 비해 김광현은 올해 12승을 거두며 에이스급 피칭을 펼치고 있지만 작년에는 3승에 그칠 정도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다시 말해서 앞으로 2~3년은 더 올해와 같은 성적을 거둬야 인정을 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박경완은 그동안 수많은 투수들의 공을 받으며 느낀 자신만의 '에이스론'을 밝혔다. "보통 한 팀의 투수는 한 시즌에 평균 30차례 정도 등판한다. 그 중 투수가 최고의 컨디션에서 등판하는 경우는 5경기 정도에 불과하다. 그동안 직접 공을 받아보니 대충 그런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그나마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컨디션이 좋을 경우 공격적으로 나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타자들에게 난타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에이스가 되기 위한 조건은 나머지 25경기에서 결정된다. 25경기에서 자신의 페이스에 맞게 완급을 조절해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 진정한 에이스다. 에이스는 오히려 몸상태가 좋지 않을 때 더 집중하게 되고 그런 경우 승리 확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김광현은 작년에 비해 분명 좋아졌다. 하지만 지난 1991년부터 18년째 프로에 몸담으며 수많은 에이스의 공을 받아 본 박경완에게는 김광현은 이제 걸음마를 뗀 투수에 불과할 터였다. 앞으로 더 보여줘야 할 것이 많다는 뜻이기도 했다. 박경완은 "언론에서 자꾸 광현이와 현진이를 비교하는 기사가 나오는데 솔직히 말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광현이가 2~3년 후에도 지금처럼 한다면 인정하겠지만 올림픽에서 잘했다고 해서 현진이와 동급 취급을 받는 것은 동감할 수 없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또 박경완은 "선수는 다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현진이는 3년 동안 잘해오고 있다"며 "광현이도 자기 조절을 잘해야 할 뿐 아니라 현진이와 같은 성적을 올린다면 그 때 내가 인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너무 김광현을 몰아붙였다고 생각했을까. 박경완은 "분명 김광현은 성장하고 있다. 경기운영면에서도 완급을 조절할 정도로 확실하게 좋아지고 있다"는 김광현에 대한 칭찬으로 5분간의 일장연설을 마감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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