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젊은 투수들, 죽으라고 던져야 하는데"
OSEN 기자
발행 2008.08.30 08: 16

후반기 들어 투수난에 허덕이며 4연패에 빠진 한화 김인식 감독이 젊은 투수들의 기량 발전과 관련해 뼈 있는 조언을 던졌다. 한마디로 젊은 투수들이 "너무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다. 김인식 감독은 29일 대전 SK전에 앞서 얇은 투수층에 대해 한탄한 뒤 "류현진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하게 내세울 수 있는 선발진이 없다"면서 "윤규진, 최영필의 뜻하지 않은 부상은 이기는 경기에서의 투수 운용에 차질을 빚을 뿐 아니라 당장 승리를 한다해도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고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할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더딘 점에 대해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무엇보다 김 감독은 한화 뿐 아니라 다른 팀도 함께 겪을 수 있는 '투수난'이 어린 투수들의 성장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설명에 나섰다. 김 감독은 우선 젊은 투수들의 노력이 부족하단 점을 강조했다. "한 시즌을 지내면 30명 정도의 투수들이 1군과 2군을 오르내리지만 정작 1군에 남는 투수들은 손으로 꼽을 수 있다"며 "우리 팀의 경우만 봐도 송진우, 정민철이 잘해주고 있지만 사실은 베테랑 투수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젊은 투수가 없다"고 말해 투수의 세대교체가 쉽지 않다는 점을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투수들의 투구수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투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기간은 포스트시즌이 끝난 후 있는 마무리 훈련이나 스프링캠프 뿐이다. 보통 '3일 훈련 1일 휴식'이 기본이지만 요즘 어린 투수들은 한 번에 300개도 던지지 않을 뿐 아니라 250개만 던져도 다음날에는 던질려고 들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타고난 재능을 지닌 투수야 그 정도 던져도 충분히 훈련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평범한 투수가 똑같이 훈련한다면 더 나아질 수 없다는 뜻을 설명한 말이다. 투구수가 많다는 것은 결국 그 선수의 컨트롤 능력을 향상시키고 그 과정에서 투구 밸런스를 찾게 되는 계기가 되는데 그만한 노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결국 그런 기량을 제 것으로 소화하는 시간이 더뎌질 뿐이라는 것이다. 1년이면 해결될 문제를 3~4년이나 허비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자연히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뿐이다. 재능을 지닌 투수야 자신의 문제점을 적은 노력에도 알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투수들은 결국 더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이다. 시즌 중에 문제점이 발견돼도 1군이든 2군이든 계속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쉽게 고칠 수 없다는 점도 덧붙인 설명이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우완 투수 유원상을 예로 들었다. 유원상은 내년 시즌 류현진과 함께 한화 선발진을 이끌 수 있는 젊은피의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투구를 할 때 왼발을 드는 과정이 쓸데없이 뒤로 돌아나오는 문제점을 지녔다. 간결해야 하게 들었다 놓아야 하는 왼다리가 오른쪽으로 치우쳤다 나오기 때문에 상대 주자에게 도루 찬스를 줄 뿐 아니라 밸런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유원상 본인도 잘 알고 있는 문제라고. 그러나 시즌 중인 지금에 이를 고칠 수 있는 시간은 없다. 결국 시즌을 마친 후 캠프로 가야만 해결할 수 있다. 김 감독은 만약 유원상이 그런 부분을 고칠 경우 지금보다 훨씬 나은 피칭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 후 "되는 선수들은 괜찮지만 안되는 젊은 애들은 죽으라고 던져야 하는데 그것이 안된다"고 한탄을 털어놓았다. 몇 이닝만 던지고도 대량실점하는 데다 투구수가 많아 오래 끌고 갈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짚었다. 양훈이나 유원상처럼 젊은 선발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었다. 사실상 김 감독의 이런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숫적으로 부족한 신예 투수들의 성장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자주 올리는 주제다. 그만큼 세대교체가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김 감독의 결론은 매번 같다. "위에서 가르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어느날 딱 본인이 감을 잡는 수 밖에 없다" letmeout@osen.co.kr ▲ '4위 추락'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 부활이 열쇠. ▲ 한기주 재기…KIA 금빛 트리오, 4강행 이끈다. ▲ SK 선수들, "감독님만 완급조절이 안돼요". ▲ '고군분투' 이범호, 3할 고지가 보인다. ▲ 쿠바 야구인, ‘한국야구는 수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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