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e스포츠팬들 뿐만 아니라 관계자들에게 더 없이 반가운 소식이 한 가지 들려왔다. 오는 10월 4일 개막하는 '프로리그 08-09' 시즌을 앞두고 시범경기 성격의 '프로리그 팀 평가전'이 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던 것. 출범한지 26년째를 맞이한 프로야구나 튼튼한 기반을 가지고 있는 프로농구의 시범경기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이번 '프로리그 팀 평가전' 개최는 여러가지 의미서 기대가 된다. 가장 중요한 점은 프로리그의 비중 자체를 방송국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점. 자사리그를 최우선적으로 추구하던 게임방송국서 프로리그 개막이전에는 의례 연례행사처럼 치뤄지던 '시행착오' 보다는 자발적으로 시범경기를 유치해 프로리그에 대한 비중을 높였다는 점이다. 여기다가 차기시즌의 쓰일 맵들을 볼 수 있고, 비시즌 기간동안 방송경기를 경험하지 못했던 선수들에게는 방송무대 적응의 기회가 팬들에게는 궁금했던 선수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08-09시즌 판도를 미리 점쳐 볼 수 있는 것은 시범경기의 보는 재미의 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프로리그는 e스포츠 중심리그로 자리매김했지만 여러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2003년 프로리그는 개인리그 중심의 스타크래프트 리그 방식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출발했다. 출범 이후 그간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선수들의 안정적인 수급과 스타급 선수들을 개인리그에서 탈락하는 경우에도 계속 볼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빠르게 e스포츠 중심리그로 정착했다. 2005년 온게임넷 주관이었던 프로리그와 MBC게임의 팀리그가 통합되면서 완벽한 프로리그가 출범되면서 e스포츠 리그의 대세가 됐지만 한 가지 아쉬움 점이 있었다. 2005년과 2006년 2007년 등 해마다 리그 개막전에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2005년과 2006년은 온게임넷, MBC게임 양 방송국의 중계 협상으로, 2007년에는 협회와 방송국들 사이의 중계권 협상으로 인해 리그 개막은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리그 시작부터 관계자들과 팬들의 대화 '화두'로 떠올랐던 '시범경기' 출범에 대해서는 답이 나올 수가 없었다. 한국e스포츠협회도 처해있던 상황서 시범경기 출범보다는 프로리그 개막 자체에 역량을 모을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또 막상 리그가 개막해도 한국e스포츠협회의 고생은 그치지 않았다. 프로리그 못지 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개인리그의 일정으로 인해 정상적인 맵테스트를 끝내지 못했다. 이 부분은 협회의 실책이라기 보다는 과도한 일정으로 인해 프로게임단의 협조가 용이하지 못했다.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한다’고 리그 개막도 급급하다 보니 맵에서 잡음이 터져나왔다. 일부 맵에서는 단조로운 경기양상이 반복되는 경우가 있어 2007년 프로리그 전기리그서는 'DMZ'맵이 '뱀파이어'로 대체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프로리그를 쭈욱 지켜보면 개인리그보다 뒷전 일 수 밖에 없었다. 밀리는 일정과 웃을 수도 없는 상황으로 팬들은 프로리그로부터 차츰 발길을 돌렸다. 이런 맥락에서 프로리그 팀 평가전의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자체 평가전 성격이 강한 만큼 각 프로게임단이 원하는 방식으로 치러지는 이번 평가전은 풀리그 방식을 원하면 풀리그 방식으로, 토너먼트 방식을 원하면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가 치러져 리그 개막에 앞서 팬들의 관심을 높일거로 전망된다. 그동안 시행착오가 거듭되던 프로리그서 의미있는 족적을 남길거로 기대되는 '프로리그 팀 평가전'이 탄생 10주년을 앞두고 있는 e스포츠의 힘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OSEN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