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많은 관중이 찾아왔다. 국가대표로 국위 선양을 하며 유명세를 떨친 선수는 아니었지만 선수로 마지막 길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전남 드래곤즈의 프랜차이즈 스타 임관식(33)이 지난 30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성남 일화와 경기서 은퇴식을 가지고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호남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8년 고향팀인 전남에 입단한 임관식은 11년 중 8년을 전남서 활약했다. 대학교 재학시절 프로팀이 창단되며 전남의 유니폼을 입은 그는 행운아였다. "은퇴식을 하지 않으면 미련이 남습니다. 그런 마음을 가진 선수들을 보면서 꼭 고향 분들에게 인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지도자로서 길을 가는데 확실한 이정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임관식은 프로에 데뷔한 뒤 통산 255경기에 출전해 6골 10도움을 기록하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올 시즌에는 3경기에 교체로만 출전했다. 전남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하고 부산으로 팀을 옮겼다. 부산에서 생활도 성실함을 내세우며 큰 칭찬을 받았다. 두 번째 FA가 된 뒤 미련없이 고향팀으로 돌아왔다.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전혀 후회가 없었습니다. 3년간의 부산 생활도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고향에서 은퇴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남들보다 일찍 은퇴하지만 성실함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도자의 길을 걷더라도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성실함을 강조할 것입니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최선을 다하는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생활을 하며 국가대표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단 2경기에 출전했지만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아본 기억도 있다. 만원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해보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광양팬들의 열광이었다. 부진한 팀 성적으로 인해 팬들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지만 임관식은 자신의 고향팀이 최고였던 시절을 또렷히 기억했다. "국가대표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전남도 만원 관중들을 모시고 경기한 기억이 있습니다. FA컵은 3차례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선수생활을 하며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것은 AFC 챔피언스리그 입니다. 특히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와 경기서의 득점은 정말 잊을 수 없는 기억입니다". 은퇴를 하는 임관식은 욕심이 많았다. 단순히 선수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로서의 미래뿐만 아니라 학문적 연구를 통해 한국축구의 시스템의 변화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까지 그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고향팬들의 아낌없는 성원에 꾸벅 절을 하는 그는 진정 전남의 선수였다. "지도자가 된다면 성적보다는 재미있는 축구를 시도하고 싶습니다. 성적이 중요하지만 팬들에게 열광할 수 있는 축구를 보인다면 그것이 축구를 더 신나게 즐길 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