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끊는 에이스' 류현진, 진정한 스토퍼
OSEN 기자
발행 2008.08.31 09: 02

[OSEN=이상학 객원기자] ‘에이스’의 역할은 무조건 이기는 것이다. 하지만 절박한 순간 팀을 구해내는 것이 진정한 에이스의 역할이다. 연승을 잇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연패를 끊는 것이다. 한화의 ‘괴물 에이스’ 류현진(21)은 올 시즌 최고의 연패 스토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류현진은 지난 30일 대전 SK전에서 선발등판, 7이닝 5피안타 3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시즌 11승(6패)째로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의 역투에 힘입어 한화는 후반기 시작부터 예고도 없이 찾아온 4연패 사슬을 끊으며 한숨을 돌리는데 성공했다. 그러고 보니 한화에는 매우 익숙한 광경이다. 올 시즌 류현진은 3연패 이상 당한 경기에서 3승을 거두며 스토퍼 노릇을 다해냈다. 지난 4월4일 대전 KIA전이 그 시작이었다. 당시 한화는 개막 5연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추락해다. 하지만 류현진이 9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완투승하며 5연패를 어렵게 끊고 어둠의 터널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이어 4월12일 대전 삼성전에서도 한화가 3연패를 당한 가운데 선발등판한 류현진은 6⅓이닝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다시 한 번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5월17일 문학 SK전과 7월22일 대전 두산전에서 류현진은 비록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한화는 모두 3연패에서 탈출했다. 3연패 이상 당한 5경기 가운데 류현진이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한화는 전승을 거뒀고, 류현진 본인은 3승 방어율 3.12을 기록했다. 선발 3승은 3연패 이상 당한 상황에서 선발등판한 투수 중에서는 공동 1위에 해당하는 기록. 웨스 오버뮬러(전 삼성), 봉중근(LG), 마일영(히어로즈)이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3승씩 올렸다. 오버뮬러는 3연패 이상 당하고 있는 경기에서 3경기에 선발등판해 모두 승리했다. 방어율도 2.04로 좋았다. 하지만 5⅓이닝만 던진 경기가 2차례나 있었다. 봉중근은 3연패 이상 당한 경기에서 6차례나 선발로 나와 3승2패 방어율 3.57을 거뒀고 팀은 3승3패를 기록했다. 마일영도 6경기에서 3승을 기록했다. 방어율은 2.97로 류현진보다더 더 좋았다. 다만 팀이 3승3패를 올리는데 그쳤다. 봉중근과 마일영 모두 초반 대량실점으로 5회 이전에 조기강판된 1경기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3연패 이상 당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많이 선발등판한 투수는 최하위 LG의 외국인투수 크리스 옥스프링. 옥스프링은 무려 8경기에서 3연패 이상 당하고 있는 가운데 선발등판했다. 개인 성적은 2승2패 방어율 4.74. 그가 등판한 경기에서 팀은 2승6패를 올리는데 그쳤다. 특히 패배한 6경기에서 옥스프링은 방어율 5.17로 부진했다. 반면 류현진은 연패의 중압감에서도 팀을 어떻게든 승리로 인도하는 에이스 본능을 맘껏 과시하고 있다. 한화 4번 타자 김태균은 “(류)현진이가 나오는 날을 특별히 의식하는 건 아니다. 다만, 현진이가 마운드에서 빨리 승부를 보기 때문에 타격감 유지에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앞으로 약 5경기 정도 더 나올 수 있는데 무조건 팀이 승리해서 2위까지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테디베어의 인기가 영원한 것처럼 ‘연패 끊는 에이스’ 류현진의 스토퍼 본능도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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