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볼’ 로이스터, 9연승 뒤에는 ‘스몰볼’도 있다
OSEN 기자
발행 2008.08.31 09: 48

포스트시즌 목표 달성을 위한 초강수일까. 거포 용병 가르시아 등을 앞세워 화끈한 공격야구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최근에는 마지막 4강 싸움에 몰두하고 있는 제리 로이스터(56)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심심찮게 ‘스몰볼’을 구사하며 상대 허를 찌르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은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후반기 들어 작정한 듯 ‘작전야구’를 구사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롯데가 후반기들어 연승행진으로 파죽의 9연승을 달리며 3위까지 올라선 이면에는 로이스터 감독의 경기에 대한 강한 집중력이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은 최근 보내기 번트는 물론 스퀴즈 번트까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작전야구를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8일 한화전서는 경기 초반 스퀴즈 번트를 구사한 것은 물론 더블 스틸을 강행하는 등 강한 승부욕을 보여줬다. 2-1로 앞선 4회 1사 3루에서 기습적인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으나 타자 이인구가 헛스윙하는 바람에 홈으로 뛰어들던 3루주자 김주찬이 아웃됐다. 2-2로 맞선 5회에는 1사 1, 3루에서 더블스틸을 감행했으나 3루주자 조성환이 홈에서 아웃됐다. 29일 삼성전에서도 3-1로 앞선 5회말 무사 1, 2루에서 추가점을 내기 위해 보내기 번트를 구사, 한 점을 뽑았다. 30일 경기선 5-2로 앞선 6회와 8회에도 무사 1루가 되자 김주찬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하는 등 희생타가 많아졌다. '작전야구'를 구사하는 빈도가 부쩍 많아진 요즘이다. 로이스터의 ‘스몰볼’은 기대만큼 성공작은 아니다. 9연승을 해오는 동안 조성환-이대호-가르시아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 등의 막강 화력과 선발 투수진의 호투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하지만 로이스터 감독의 작전야구가 선수들에게 승부욕을 자극, 승리의 기폭제 구실을 해온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올 해 한국무대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로이스터 감독은 취임 초기 “중요한 순간이 되면 구사하겠다”며 보내기 번트에 대한 지론을 밝혔다. 최근 들어 4강 싸움의 기로에 서면서 빈도가 늘어났지만 올 시즌 전체를 봐도 로이스터 감독은 희생타가 제법 된다. 30일 현재 희생타가 93개로 LG(116개)-KIA(106개)-SK(94개)에 이어 4위를 마크하고 있다. 도루도 112개로 두산(153개), SK(126개)에 이어 KIA와 함께 공동 3위이다. 최근 로이스터 감독이 자주 보내기 번트와 스퀴즈 번트까지 감행하는 모습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로이스터 감독이 이제 한국야구에 완전히 적응을 한 것 같다. 시즌 초반과는 확실하게 달라졌다”고 평하고 있다. 이제 롯데 타자들은 어느 순간에도 작전야구를 소화하기 위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의 말처럼 "대호야 올림픽은 끝났다"며 올림픽서 보내기 번트를 댔던 4번타자 이대호 등 중심타선은 예외이지만 나머지 타자들은 번트공격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다. 롯데의 숙원인 ‘가을에 야구하자’를 이뤄내기 위해 로이스터 감독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승리를 추구하고 있다. 로이스터의 강한 승부욕이 선수들에게도 전달되며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올 시즌 롯데이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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