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민은 당분간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남을 것이다". 고졸 2년차 투수 김혁민(21)이 한화 선발진에 새롭게 합류했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지난 30일 SK전에 앞서 김혁민을 선발진에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혁민은 전날 SK전에 깜짝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6피안타 5볼넷 2삼진으로 4실점해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우완 정통파 김혁민은 최고 148km의 구속을 찍은 것은 물론 슬라이더(132~134km), 커브(127~128km), 체인지업(134~139km)이 나쁘지 않았다. 4실점했지만 까다로운 SK 타선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구위를 마음껏 쏟아부었다는 평이다. 김 감독도 김혁민의 투구에 대해 "볼이 많아 투구수가 늘어났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고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대졸 신인 포수 이희근과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신경현이 마스크를 썼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감싸안았다. 특히 김 감독은 "김혁민은 앞으로 팀의 주축 선발진을 맡아줘야 하는 투수다. 당분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켜 돌려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한화 선발진은 정민철, 송진우, 김혁민, 류현진과 함께 4인 체제가 일단 확정됐다. 김혁민의 가세는 사실상 한화 투수진의 본격적인 세대교체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올 시즌 한화 투수진은 8개 구단 중 가장 노쇠했다는 평과 함께 세대교체에도 실패했다는 평을 들어야 했다. 정민철, 송진우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지만 정작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여야 하는 지금에는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게다가 구대성, 최영필도 부상에 시달리며 전력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잦다. 투수진 풀가동은 생각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한화 주축이 돼야 할 젊은피 윤규진, 유원상, 안영명도 성장이 더디다. 이는 결국 투수진 전체에 과부하로 연결되고 있다. 비록 30일 SK전 승리로 4연패를 끊긴 했지만 타선마저 침묵한 한화는 투타에서 집중력을 가질 수 없었다. 김 감독도 "던질 투수가 없다. 투수진의 붕괴가 타선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감독은 윤규진과 양승진을 내린 대신 윤경영과 김경선을 올렸다. 일단 베테랑 투수들을 남겨둔 채 젊은 투수들을 기용, 경험을 쌓게 해 길게는 내년 이후까지 대비하는 모습이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베테랑 투수들은 줄어들고 가용범위가 사실상 판에 박혀 있다. 그러나 싱싱한 어깨들은 다양한 보직을 맡겨 시험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무한하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마친 후 김 감독은 유원상, 윤규진 등이 류현진과 함께 한화 투수진의 주축이 돼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올해도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른 구단이 최소 2~3명 이상의 젊은 투수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는 만큼 한화도 이 같은 추세를 외면할 수 없는 시기가 온 것이다. 문제는 젊은 투수들이 바람대로 주어진 기회를 꿰찰 수 있는냐에 달렸다. 한화의 투수진에도 조금씩 싱싱한 바람을 맞이하고 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