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올 시즌 승률 3할4푼으로 구단 역사 상 사상 최저 승률(35승 68패)을 기록 중이다. 최근 3연패에 두산 베어스전 8연패로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LG는 30일 잠실 두산전서 9회초 2사까지 5-4로 리드하다 김동주(32)에 동점 좌전 적시타, 홍성흔(31)에 역전 1타점 우전 안타를 얻어맞으며 6-5로 패했다.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상대 타선에 역전을 허용하는 바람에 4회 타자일순으로 대거 5점을 뽑아냈던 그들의 노력 또한 물거품이 되었다. 사실 올시즌 LG의 경기력이 모두 나빴다고 보기는 힘들다. LG는 지난 3월 29일 '디펜딩 챔피언'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4회까지 4-1로 리드하다 5회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11회서 정상호(26)에게 끝내기 솔로포를 내주며 개막전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 그러나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신인 정찬헌(18)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등 LG는 1패 이상의 가능성을 보았다. 문제는 그 이후에 있었다. 믿었던 선발 요원 박명환(31)과 제이미 브라운(31)이 각각 어깨 부상과 난조로 초반부터 상대에 대량 실점하는 모습을 자주 비췄다. 특히 이들이 무너진 경기 이후로는 타선과 내야 수비진까지 침체되는 모습을 보이며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그래도 4월 20일까지는 9승 11패를 기록하며 한화 이글스와 공동 5위로 희망을 비추고 있었다. LG가 완전히 최하위로 밀려난 결정적인 계기는 5월을 9연패로 시작한 이후였다. 1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박명환은 승리 없이 3패 방어율 8.61의 기록만을 남긴 채 수술대에 올랐다. 외국인 투수 브라운 또한 9연패 과정 중 2패를 보태며 1승 5패 방어율 7.93의 부끄러운 성적표를 남긴 채 미국으로 돌아갔다. 정찬헌이 선발진에 가세하고 새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37)가 타선의 중추가 되면서 LG는 잠시나마 3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찬헌이 개인 10연패를 당하는 등 프로 무대의 쓴 맛을 보게 되면서 LG는 또다시 연패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봉중근(28)과 크리스 옥스프링(31)을 제외한 선발 투수들은 저마다 한계점을 노출하며 김재박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선발로 쓰기에는 변화구 옵션이 적은 투수들도 있었고 30일 선발로 등판해 5⅓이닝 4실점을 기록한 신인 이범준(19)은 볼넷 당 삼진 비율 0.55로 제구력에서 아쉬움을 보여주었다. 응집력이 다소 떨어졌던 타선에도 약점이 있었으나 가장 큰 약점은 선발진에 있었다. 2명 만이 선발진을 지탱하고 계투로 시즌을 시작했던 투수들을 줄줄이 선발진에 투입한 전략은 성공보다 실패 횟수가 많았다. 김 감독은 올림픽 휴식기서 "최원호(35)가 돌아왔으니 그를 후반기 선발진에 놓을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시즌 방어율 7.85의 최원호는 아직 시즌 1승도 신고하지 못한 채 5패만 떠안고 말았다. 타자가 안타를 성공시킬 확률은 통상적으로 30%를 넘기 힘들다. 바꿔 생각했을 때 투수가 상대 타자의 안타를 막아낼 확률은 70%에 달한다. 투수가 수싸움의 우위를 선점하는 야구인 만큼 투수진 보강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종목이다. 타선의 파괴력을 더하는 것은 그 이후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2경기서 LG는 패배 속에서도 희망을 보여주었다. 0-6으로 패색이 짙은 상황서 3점 차까지 따라 붙었고 0-3에서 대거 5득점 하며 5-3 역전을 만들기도 했다. 팬들은 LG가 다음 시즌을 위해 더 좋은 경기력으로 '고춧가루 부대'의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