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모르는 방송들, 시청자 '뿔났다'
OSEN 기자
발행 2008.09.01 08: 26

잘못을 저지르고도 사과는 커녕, 이를 인정조차 하지않는 지상파 TV들의 오만에 시청자 원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방송 권력이 지나치게 비대해지면서 결국은 시청자 위에 서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최근 방송가는 예능 담당 PD들의 뇌물 비리 사건으로 시끄럽다. 이미 지난달 중순 KBS의 한 중견 PD가 연예기획사들로부터 연예인 출연과 음반 소개, 뮤직 비디오 방영 등의 대가로 거액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M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책임졌던 PD 역시 수억원을 대가성 뇌물로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연예계에서는 이 둘의 구속을 빙산의 일각으로 여기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서초동 검찰청사로 소환되는 지상파 3사 예능국 전 현직 간부들의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PD들의 수뢰 백태는 가히 첩보영화를 보는 수준이다. 자신의 BMW 승용차 열쇠를 건네주면 돈가방이 트렁크에 실리고, 사전에 주식 상장 정보를 알아내 거액의 차익을 남기거나 아예 주식을 넘겨받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차명계좌도 동원됐다. 또 해외 카지노, 룸살롱과 사우나 등을 돌면서 상습적으로 도박 자금을 제공받았고 일부는 자신의 담당 프로 출연 대가로 뇌물 제공을 압박까지 했다. 이같은 연예계와 방송국 사이의 뇌물 파동은 4~5년마다 한 번씩 터져나오지만 정작 당사자인 방송국들은 나 몰라라 뒷짐만 지고 있다. 시청자 사과는 커녕 "일부 PD들이 저지를 비리일 뿐"이라며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이다. 현재 검찰에 구속됐거나 수사 대상에 오른 PD들 대다수가 주요 예능 프로그램을 맡아서 연출과 출연진 선정 등을 좌지우기 했기 때문이다. 돈을 받고 그 대가로 뇌물 제공사의 연예인을 자신의 프로에 MC나 게스트로 출연시켰던 만큼, 시청자들 역시 방송국 비리의 피해를 톡톡히 봤을 수밖에 없다. 비단 예능 PD 뇌물 비리뿐 아니다. 출연자의 거짓말을 여과없이 그대로 방영했다가 파문을 일으켰던 사건에서도 해당 방송국은 대충 이를 얼버무리는 등 거짓 방송, 마구잡이 편성, 사고 연예인이나 아나운서 출연에 대해 방송국이 나서서 시청자 사과를 했던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가장 최근에는 고 '커피프린스 1호점' 이언의 사망 소식을 전할 때 진행자들의 웃음 방송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한 프로가 '모르쇠'로 일관, 네티즌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방송의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오만으로 시청자들이 잔뜩 뿔나 있는 게 요즘 국내 사정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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