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클락이랑 추승우의 방망이가 너무 안 맞아” 한화 김인식 감독의 한탄이다. 한화의 2008년 히트상품들이 끝 모를 부진을 보이고 있다. 공수주에서 기대이상 활약을 펼치며 깜짝스타로 떠올랐던 한화의 추승우(29)와 덕 클락(32)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한화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기동력과 함께 타격에서도 맹타를 휘두르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으나 여름을 기점으로 슬럼프에 빠지더니 이제는 쉽게 헤어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화의 후반기 부진은 궁극적으로 마운드 붕괴가 크지만 이들의 부진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LG에서 방출된 뒤 김인식 감독의 부름을 받아 연봉 2500만 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은 추승우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빠른 발을 앞세운 주루와 수비에서는 물론 방망이도 기대이상으로 잘맞았다. 단숨에 한화의 확실한 테이블세터로 자리매김하며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선봉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5~6월에는 타율 3할3푼8리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그야말로 복덩어리가 따로없었다. 그러나 7월 타율이 1할9푼6리로 곤두박질치며 고전이 시작됐다. 풀타임 주전 첫 해로 체력적인 문제가 부진의 이유로 지적됐다. 하지만 25일간의 휴식기를 갖고 맞이한 8월 후반기 6경기에서도 18타수 2안타로 타율이 1할1푼1리밖에 되지 않는다. 삼진은 6개나 당했다. 추승우는 “어깨가 일찍 열리고 몸이 빨리 나가는 게 문제”라고 스스로를 진단했다. 후반기 들어 제대로 스윙이 되지 않는 것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클락의 추락은 믿기지 않을 수준이다. 클락은 올 시즌 중반까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최고의 외국인선수였다. 당초 기대한 수비와 주루에서는 물론이고 방망이도 폭죽처럼 터졌다. 특히 기대하지 않았던 장타력까지 대폭발하며 한화의 막강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기름을 부었다. 꾸준한 출루와 적극적인 베이스러닝 그리고 경기 분위기를 바꿔놓는 외야 수비까지 완벽했다. 소속팀과 상대 선수를 배려하는 마음씨까지 그야말로 슈퍼맨이었다. 그러나 클락 역시 추승우와 마찬가지로 7월부터 부진의 덫에 걸렸다. 지난 6월27일 문학 SK전에서 상대 1루수 박정권과 충돌 후 무릎을 다치며 슬럼프가 시작됐다. 7월에 타율 1할5푼6리·1홈런·8타점으로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하지만 부상이 다 나은 후반기 6경기에서도 24타수 1안타로 타율이 4푼2리밖에 되지 않는다. 유일한 안타가 후반기 첫 날 스리런 홈런. 그러나 이후 클락은 23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삼진은 무려 8개. 시계의 작동이 완전히 멈춰버린 것이다. 김인식 감독은 “나쁜 공에만 자꾸 방망이가 나간다”고 지적했다. 나쁜 공에 방망이가 나가면서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두 선수 모두 시즌 타율도 크게 떨어졌다. 추승우는 2할5푼9리, 클락은 2할5푼7리까지 하락했다. 규정타석을 채운 45명의 선수들 가운데 각각 42위·4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하지만 두 선수가 살아야 한화도 살아난다. 추승우는 경기가 끝난 뒤 따로 남아 훈련을 거듭할 정도로 열의를 잃지 않고 있다. 클락도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 마인드 컨트롤하고 있다. 과연 두 선수가 길고 긴 부진의 터널에서 탈출해 한화의 2008년 히트상품다운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