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롯데의 광풍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롯데는 지난달 3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7-5로 역전승하며 1982년 원년 구단으로 창단한 이후 첫 10연승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역전승으로 롯데는 삼성과의 홈 3연전을 스윕, 올 시즌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전구단 상대 3연전 싹쓸이까지 해냈다. 그야말로 ‘승리의 롯데’이다. 롯데에게 10연승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롯데는 그동안 10연승을 하지 못한 유일한 팀이었다. 삼성은 프로야구 사상 최장연승 행진에 해당하는 16연승(1986년)과 그 다음으로 긴 15연승(2002년)까지 달렸다. 한화의 전신 빙그레 시절이었던 1992년 14연승을 달성한 바 있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쌍방울도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1996년 13연승을 달렸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해태와 현대는 각각 1988년·1994년에 12연승을, 1998년·2003년에 11연승을 두 차례씩 내달렸다. 두산은 2000년 10연승, LG는 1997년·2000년 두 차례나 10연승을 기록했으며 2000년 창단한 SK도 2005년 10연승에 이어 지난해 파죽의 11연승 행진을 벌인 바 있다. 그러나 롯데는 1992년 6월2일부터 6월11일까지 9연승이 창단 후 최다연승이었다.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연승이라는 달콤함을 맛보지 못했는데 창단 27년 만인 올해에야 10연승 행진을 벌였다. 지난 2000년을 끝으로 가을잔치와 인연이 끊긴 롯데에 10연승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일단 두 자릿수 연승을 한 팀들은 모두 그해 가을에 열린 포스트시즌에 참가했다. 1988년 해태를 비롯해 1998년 현대, 2002년 삼성, 2003년 현대, 2007년 SK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1992년 빙그레, 2000년 두산, 1997년 LG는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이었다. 최소 포스트시즌 진출이 보장된 가운데 한국시리즈를 기대할 수 있다. 두 자릿수 연승을 달렸다는 것 자체가 팀 전력이 꽤 탄탄하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올 시즌 롯데는 연승과 연패가 잦은 편이지만 4위권 밖으로 밀려나지 않을 정도로 안정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시즌 초부터 줄곧 “올해 롯데의 전력은 강하다. 2위권 이상이다. 투·타 모두 짜임새가 좋다. 시즌 중간에 4위권을 위협받은 것이 이상할 정도”라고 평했다. 지난 7년간 매년 하위권에 있었지만, 좋은 유망주들을 많이 흡수한 것도 큰 힘이다. 올 시즌 롯데의 안정된 전력은 전구단 상대 3연전 싹쓸이가 의미하기도 한다. 그만큼 어느 팀에도 쉽게 밀리지 않는 전력인 것이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후반기 첫 경기를 앞두고 “왜 4위를 생각하는가. 우리의 목표는 4위가 아닌 2위”라고 말했다. 이후 롯데는 6연승을 더하며 3위를 달리고 있다. 2위 두산과는 1.0경기차. 그러고 보니 롯데가 단일리그에서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1992년에도 페넌트레이스에서는 3위였다. 올 시즌은 롯데에게 있어 역사적인 한해인 것이다. 1992년보다 더 많은 연승을 했다는 것 자체가 큰 기대를 갖게 한다. 롯데에게 우승만큼 역사적인 1999년에도 7연승이 최다였다. 언제까지 ‘AGAIN 1992’만 외칠 수 없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