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연기의 두 달인 탁재훈과 김수로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탁재훈이 지고 김수로가 뜨는 양상이다. 가수 출신의 탁재훈은 '상상플러스'를 통해 재기 넘치는 말솜씨와 순발력으로 새로운 예능 톱스타 자리에 올랐다. 이어 영화에까지 진출한 그는 '가문의 위기' 시리즈와 '맨발의 기봉이' 등에서 연기 실력을 인정받으며 코미디 배우로서 입지를 탄탄히 했다. 그러나 최근 그의 입지는 TV와 영화, 양쪽 모두에서 흔들리는 중이다. 특히 영화 쪽이 계속되는 흥행 부진으로 더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 최근 한국영화의 장르별 흥행에서 코미디 영화가 고전을 면치못하는 가운데 그의 주연작들은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가장 최근에는 8월 14일 개봉했던 예지원과의 코미디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기대와 달리 일찌감치 막을 내렸다. 한동안 코미디는 한국영화를 이끄는 흥행 보증용 장르로 손꼽혔지만 요즘 상황은 180도 다르다. '두사부일체' 시리즈와 '조폭 마누라' 시리즈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이른바 조폭 코미디가 붐을 이뤘던 결과로 비슷한 종류의 싸구려 영화들이 쏟아졌고 식상한 관객들이 끝내 고개를 돌린 결과다. 탁재훈도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에 비해 정통 연기파 배우에서 TV로 영역을 넓힌 김수로의 요즘 행보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의 첫 예능 출연 프로그램 SBS 일요일 '패밀리가 떴다'가 시청률 급상승으로 관심을 모으는 사이, 새 영화 '울학교 이티'가 추석 연휴에 선을 보인다. 똑같이 코미디 연기의 달인으로 불리지만 김수로와 탁재훈은 태생이 다르다. 전천후로 뛰고 있는 탁재훈은 아직까지 배우라기 보다 예능인에 가깝고, 김수로는 자신의 본업인 영화 쪽에 보다 충실한 스타일이다. 탁재훈은 얼마전 '당신이 잠든 사이에' 시사회에서 “TV와 영화는 항상 별개라고 생각하며 촬영에 임한다”며 “일주일에 두 번씩 TV프로그램에 나오기 때문에 그 이미지를 많이 생각하실 텐데 영화를 할 때와 TV 버라이어티를 할 때 그 부분을 구분하고 싶었다"고 자신의 연기관을 밝혔다. 탁재훈 자신이 TV 예능과의 끈을 놓고싶어하지 않는 속마음을 드러낸 대목이다. 이에 비해 김수로는 단역부터 시작해 주연으로 성장한 정통 배우 출신. '주유소 습격사건' '흡혈형사 나도열' 등 숱한 흥행작에서 정통 코미디 연기를 과시했고 '상상플러스' 등 TV 예능 나들이를 통해 발군의 재치를 선보였다. 이제 '패밀리가 떴다' 고정 게스트까지 맡아 예능 MC로서도 가능성을 보였다. 그가 추석에 내놓을 학원 코미디 '울학교 이티'는 최근 시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탁재훈의 실패를 딛고 코미디 영화의 부활을 이끌수 있을지에 충무로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mcgwire@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