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정녕 제2의 데이비스는 없는가. 한화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후반기 시작부터 당한 4연패를 포함해 최근 7경기에서 1승6패로 눈에 띄는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반기를 2위 두산에 승차없이 단독 3위로 마칠 때에만 하더라도 포스트시즌 진출은 떼논 당상처럼 보였다. 그러나 후반기 급추락으로 4위로 떨어져 5위 삼성에도 1.5경기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그리고 추락의 한가운데에 바로 외국인선수 덕 클락(32)이 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선수였던 클락은 그러나 7월부터 믿기지 않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클락은 7월 이후 32경기에서 114타수 15안타, 타율 1할3푼2리·2홈런·11타점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20타수 연속 무안타. 조금 더 범위를 넓히면 최근 15경기에서 55타수 1안타라는 극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 믿을 수 없는 클락의 추락이다. 시즌 성적은 타율 2할5푼4리·19홈런·65타점·89득점·24도루. 출루율은 3할4푼8리, 장타율은 4할6푼9리다. 한화는 이미 지난해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영입된 제이콥 크루즈(35)도 용두사미에 가까운 시즌을 보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반기 77경기에서 타율 3할4푼1리·18홈런·52타점으로 대활약한 크루즈는 그러나 전반기 막판 당한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후반기 44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4홈런·19타점으로 파괴력이 떨어졌다.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도 타율 1할7푼4리·무홈런·무타점으로 침묵. 시즌 전체 성적은 타율 3할2푼1리·22홈런·85타점에 출루율은 4할2푼2리, 장타율은 5할5푼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크루즈는 외야수비도 나설 수 없어 팀 공헌도가 떨어졌다. 결국 한화는 크루즈와의 재계약을 포기하는 대신 클락을 데려오는 승부수를 던졌다. 6월까지 클락은 공수주 모든 면에서 폭발적인 활약을 펼쳤다. 기대하지 않았던 장타까지 터져 30홈런-30도루에 대한 기대치까지 높였다. 그러나 6월27일 문학 SK전에서 왼쪽 무릎 부상을 당한 후 페이스가 떨어지더니 결국은 지금의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내년 시즌 재계약도 현재라면 어렵다. 한화로서는 자연스럽게 이 선수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다른 아닌 제이 데이비스(38)를 두고 하는 말이다. 크루즈와 클락 모두 데이비스를 대신하는 좌타 중견수로 영입됐으나 결과적으로는 공수주 삼박자에서 데이비스만한 활약을 보이지를 못하고 있다. 새삼 데이비스의 존재감이 유난히 크게 느껴진다. 1999년 국내 데뷔 첫해부터 30홈런-35도루로 외국인 사상 첫 30-30 클럽을 달성한 데이비스는 7년간 연평균 타율 3할1푼3리·23.8홈런·84.4타점으로 꾸준하게 그 폭발력을 과시했다. 통산 출루율은 3할8푼3리, 장타율은 5할3푼3리. 1999년부터 2006년까지 2003년을 제외한 7년간 국내에서 활약해 최장수 외국인선수로 남아있는 데이비스는 외국인선수 통산 최다안타(979개), 최다타점(591개), 최다득점(538점), 최다도루(108개) 기록을 갖고 있다. 홈런은 167개로 타이론 우즈(174개)에 이어 2위. 김인식 감독은 “데이비스가 실력도 아주 좋았지만 참 재미가 있는 녀석이었다”며 거수경례를 하고 감독의 머리까지 쓰다듬었던 데이비스를 떠올렸다. 2006년을 끝으로 한화와 재계약에 실패해 한국을 떠난 데이비스는 지난해 멕시칸리그를 끝으로 은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멕시칸리그 성적은 43경기 타율 2할5푼9리·6홈런·22타점·5도루였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