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유독 어려운 역할만 연기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매번 큰 도전을 한다는 생각으로 연기에 임하고 있다.” 4일 오후 2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MBC 새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홍진아 홍자람 극본, 이재규 연출)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명민은 “‘하얀거탑’ 때는 의사가 가장 어려운 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드라마를 해보니 세상에서 지휘자 역할이 가장 힘든 것 같다”고 밝혔다. 여러 번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다고 말한 김명민은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는데 오기가 생겼다. 지금은 지휘를 할 때의 쾌감을 알고 있어서 ‘이래서 힘겹게 지휘자의 길을 걷는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다. 오늘 공연에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내 지휘봉 끝을 보고 따라오는 것을 느끼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명민은 드라마에서 거만하고 직설적인 성격때문에 그와 함께하는 오케스트라는 모두 와해된다는 전설의 ‘오케스트라 킬러’ 마에스트로 강, 강마에 역을 맡았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촬영이 시작한 이래 하루에 2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는 김명민은 이미 ‘베토벤 바이러스’에 등장하는 모든 곡을 암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역 없이 모든 지휘를 마스터해 스태프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타사 대작드라마와의 경쟁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명민은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굳이 비교해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설사 시청률이 저조하더라도 좋은 작품을 찍고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30~4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더라도 쉽게 잊혀지는 드라마 보다는 시청자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클래식이 대중들과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괴팍한 오케스트라 지휘자 강마에(김명민 분), 절대음감 트럼펫 연주자 강건우(장근석 분), 매사에 낙천적이지만 다혈질적 면모를 지닌 바이올리니스트 두루미(이지아 분) 등 개성 만점의 캐릭터들 외에도 이순재, 송옥숙 등 연기력으로는 두 말할 나위 없는 최고의 연기자들이 모인 국내 최초 휴먼 음악 드라마이다. '태릉선수촌', '오버 더 레인보우'의 홍진아-홍자람 자매가 극본을 맡고 이재규 감독의 뛰어난 영상미가 어우러진 '베토벤 바이러스'는 오는 10일 밤 9시 55분 첫 방송된다. ricky337@osen.co.kr 윤민호 기자 ymh@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