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아쉬운 시즌 아웃이다. 삼성 채태인(26)이 아쉽게 올 시즌을 접고 말았다. 채태인은 지난 3일 대구 KIA전에서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치는 과정에서 왼손 중지를 2루 베이스에 접질리는 바람이 인대가 파열되고 말았다. 부상을 당한 직후 엑스레이상으로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정밀진단 결과로는 인대가 50%나 손상되는 바람에 깁스만 3주를 해야하는 등 한 달 이상 치료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해외파 특별지명을 통해 삼성에 지명된 채태인은 계약금 1억 원, 연봉 5000만 원을 받고 입단했다. 지난 2001년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투수로 활약했던 채태인은 그러나 어깨부상으로 투수로서 기능은 상실한 상태였다. 결국 삼성 입단시 타자로 전향했다. 한동안 야구, 그것도 방망이를 오랜 시간 잡지 않았던 선수가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큰 의문부호가 달린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중반부터 붙박이 1군 멤버로 자리매김하며 31경기에서 타율 2할2푼1리·1홈런·10타점으로 타자로서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4강 싸움이 한창이던 8월1일 대구 LG전에서 4-5로 뒤진 8회말 대타로 나와 LG 마무리 우규민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채태인은 “경기 전 눈에 공을 맞고 정신차려 홈런을 칠 수 있었다”는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고, 선동렬 감독은 “내가 감독으로 있는 한 채태인은 말뚝”이라고 공언했다. 타자 전향 2년째를 맞은 채태인은 외국인선수 제이콥 크루즈에 밀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그의 퇴출과 함께 1군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 “크루즈를 계속 데리고 있는 것보다 채태인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 선 감독의 말이었다. 1군으로 올라온 5월 12경기에서 채태인은 타율 3할9푼5리·1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6~9월에는 타율이 2할3푼9리였지만 9홈런·30타점으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66경기 타율 2할6푼7리·9홈런·41타점. 타자 전향 2년째라는 것을 감안하면 꽤 놀라운 성장이 아닐 수 없다. 데뷔 첫 홈런 때처럼 결정적인 순간 해내는 클러치 능력도 남달랐다. 9개의 홈런을 터뜨렸는데 이 가운데 8개가 3점차 이내 접전에서 나왔으며 그 중 3개는 또 결승 홈런이었다. 손민한·마일영·서재응 같은 에이스투수들을 울린 결승 홈런이었다. 역전 홈런과 동점 홈런도 1개씩 있었다. 삼성은 채태인이 홈런을 친 9경기에서 7승2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채태인은 “주위에서 성장했다는 말이 많은데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팀에 기여할 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고 겸손하게 말하곤 했다. 비록 올해는 시즌을 이렇게 접지만 채태인에게는 내년 또 내후년이 있다. 누가 뭐래도 올해 그는 삼성 야수진 세대교체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