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다 생긴 숙취 때문에 부부 싸움?
OSEN 기자
발행 2008.09.05 16: 26

[김준명 건강컬럼] 덥다 덥다 했는데, 8월이 끝나자마자 벌써 추석이 돌아왔다. 바쁜 일상 속에 정신없이 지냈는데, 벌써 고향으로 갈 생각을 하니 많이 들뜨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때가 싫은 사람들도 있다. 바로 각 집안의 주부들. 안 그래도 시집이라면 불편한 것이 사실인데, 가서 명절 때 일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갑갑하다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더 답답한 것은 명절 때 남편들의 자세다. 오랜만에 자기 집에 가서 인지 시부모님이 뭐라고 하기 전에는 손 하나 까딱하려 하지 않고 형, 동생들과 찰싹 들러붙어서 술상 타령만 하니 보기 좋을리 없다. 여기에 더해 고향 친구들, 학교 동창들과 만나 술판을 벌이고 밤늦게 들어와 다음날 차례상 준비하는 것은 일절 신경도 안 쓰니 주부들의 원성은 무서운 기세로 높아지게 마련이다. 차례를 지내고 이제 한숨 놓고 여기서 끝날까 했더니 이제는 술이 덜 깨 친정집에 가기 힘드니 좀 쉬었다 가자고 하면 원성을 넘어서 분노가 될 때도 있다. 숙취 때문에 2달 전부터 치료 받고 있는 한 환자가 8월 중순 치료 경과를 확인하러 왔다가 지난해 똑같은 상황이 벌어져 친정집에서 장모님에게 크게 한 소리 들었다고 했다. 거기서 끝내지 않고 집으로 돌아와 계속 바가지를 긁어대 결국 대판 싸우고 거의 한달 동안 말도 없이 지낸 얘기를 들으니 가볍게 웃어넘길 일만도 아닌 것 같다. 우스개 소리로 “평소에는 괜찮은데 꼭 명절 때 내려가 한잔하면 술이 왜 이리 안 깨죠?”라고 말하는 환자도 있다. 답은 간단하다. 자가 운전을 하던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하루 2시간 이상 운송 수단에 몸을 맡기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물론 대중교통이 자가 운전보다 더 몸이 편하다고는 할 수 있지만 흔들리는 버스나 기차, 비행기, 배에서 2시간 이상 있으면 아무리 방랑벽이 있는 사람도 피로해지기 마련이다. 여기에 더해 가족, 친지, 친구 등 오랜만에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니 감정은 쉽게 흥분이 되고 평소보다 더 빠르게 술잔이 오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평소 주량보다 최소 1.5배 이상 더 마시게 된다. 하지만 1.5배만 마시게 될까? 한두 명씩 멤버가 합세하기 시작하면 해 뜨는 것을 구경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 일 것이다. 이러고 난 뒤 하루 종일 누워서 지내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집안 어른들이 계속 돌아다니시니 편히 누워있지도 못한다. 결국 부인이 애타게 기다리던 친정집으로 가는 길은 멀어지고, 남는 것은 명절 증후군 때문이라고 하루 종일 뭐라고 하는 잔소리와 두통, 짜증이다. 이번 명절은 좀 다르게 보내는 것은 어떨까? 숙취 때문에 몸과 마음고생을 하지 말고 평소 주량보다 딱 반으로 줄여보자. 그러면 풍성한 한가위의 즐거움이 배로 되고, 건강도 지키는 유익한 명절이 될 것이다. [글 : 서초구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 [OSEN=생활경제팀]osenstar@osen.co.kr 해우소 한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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