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쟤들 보면 좀 살맛이 나". 삼성-한화전이 열리기 전 6일 대전구장. 김인식 한화 감독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하프 피칭을 소화하던 유원상과 김혁민을 바라보며 한 마디를 던졌다. 한화 마운드는 위기 중 위기. 우완 강속구 윤규진이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지난달 2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현재로서 3주간의 치료기간이 필요한 상황. 페넌트레이스 중 합류가 어려울 지도 모른다. 구대성은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구위가 저하돼 '대성불패'라는 애칭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김 감독은 최근 잇단 투수들의 부진과 부상에 관해 아쉬움 섞인 이야기를 건넨 뒤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년이나 내후년에 쟤들이 류현진과 함께 선발진을 이뤄져야 팀이 4강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유원상과 김혁민은 무너진 마운드에 한 줄기 희망이나 다름없는 셈. 유승안 전 한화 감독의 아들로 잘 알려진 유원상은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5일까지 24경기에 등판, 5승 3패(방어율 5.99)를 거뒀다. 천안 북일고 시절 고교 무대 최정상급 투수로 군림했으나 들쭉날쭉한 제구력 탓에 기대 만큼 성장하지 못했으나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 6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성남서고 출신 김혁민은 140km 후반의 강속구가 주무기. 올 시즌 3승 3패(방어율 4.47)를 기록 중인 김혁민은 후반기 들어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며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6월 이후 2군에 다녀온 뒤 이상군 투수 코치로부터 간결한 투구폼으로 교정한 뒤 구위와 밸런스가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치열한 4강 싸움 속에 마운드마져 무너져 고심 중인 김 감독이지만 유원상과 김혁민의 성장 속에 미소를 잃지 않는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