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웃겨서 죄송'한 예능 스타들, 누구?
OSEN 기자
발행 2008.09.07 15: 50

정형돈-김C-대성-전진, 결점을 장점으로 바꿔 예능 스타로 급부상 버라이어티의 대부분이 집단 MC 체제로 바뀐 요즘, 예능 출연진의 가장 중요한 숙제는 캐릭터 만들기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내세웠던 ‘무한도전’은 MC 유재석을 선봉장으로 ‘버럭’ 박명수, ‘식신’ 정준하, ‘뚱보’ 정형돈, ‘땅꼬마’ 하하, ‘돌아이’ 노홍철 등 뚜렷한 개성으로 각 캐릭터의 존재를 부각시켰다. 이후 ‘1박 2일’이 ‘허당’ 이승기, ‘은초딩’ 은지원 등 새로운 스타 탄생를 만들어내면서 예능의 캐릭터 구축은 필수 요건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재미있는 사실은 예능에서의 캐릭터 설정이 연예인으로서는 자칫 치명적일 수 있는 개인적인 ‘약점’이나 ‘결점’을 모티브로 삼는다는 것이다. 그 본격적인 시작의 예로는 '무한도전’을 들수있다. 유재석을 제외한 5명의 MC는 예능 MC로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그 ‘부족함’을 강조해 서로의 ‘약점’을 보강하며 모두가 최고 스타로 급부상했다. 그 중심에 있는 게 정형돈이다. 개그맨에게 ‘웃기지 못한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하지만 ‘어색하고 재미없는’ 캐릭터는 아이러니하게도 시청자들에게도 ‘웃음’을 선사했다. 그가 처음부터 ‘재미없는 개그맨’은 아니었다. ‘개그콘서트’에서 활동할 때만 해도 ‘갤러리 정’ 등 인기 캐릭터를 만들어냈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결국 예능 프로그램에는 안 어울린다는 편견이 오히려 역으로 작용했다. 조리 있는 말보다 ‘버럭’ 호통이 먼저 나왔던 박명수, 어수선하고 정신없는 진행했던 노홍철 역시 같은 선상에 있다. ‘1박 2일’에서는 김C의 ‘非 예능인’ 다운 모습이 오히려 캐릭터 굳히기에 도움을 줬다. 김C의 촬영분은 종종 ‘다큐멘터리’와 비교되며 정적이고 무미건조한 모습이 강조된다. 이 역시 집단 MC기 때문에 하나의 캐릭터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 동안 김C의 엉뚱함과 리액션 없는 진행은 게스트로서는 매력이 있었지만 고정 MC로서는 환영 받지 못했다. ‘1박 2일’ mc로 투입됐을 때 본인 스스로도 난감해하고 어쩔줄 몰라 했지만 결국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이면서 빨리 제 자리를 찾았다. ‘패밀라가 떴다’에서는 빅뱅의 대성이 ‘非아이돌’ 같은 구수한 매력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투입된 신인들은 대부분 대선배들의 기에 눌려 주눅들거나 제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한다. 하지만 ‘대성’은 편안한 외모와 해맑은 미소만으로도 제 캐릭터를 구축했다. 그런 모습은 동료 MC들 역시 편안하게 다가가 함께 할 수 있게 만들었고 대부분의 신예들이 예능 프로에서 중도 하차한 것과는 달리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예능계의 조커로 사랑 받고 있는 전진도 마찬가지다. 전진의 지나친 승부욕은 조리 있는 말보다는 행동이 앞선다. 때문에 운동을 주무기로 하던 예능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얼굴을 보기 힘들었지만 최근에는 그런 모습이 주목받고 있따. 전진은 ‘무한도전’에서 특유의 승부욕으로 ‘평균이상’의 매력을 뽐내고 있지만 승부에 집착하는 모습이 오히려 허점으로 작용한다. 또 SBS ‘야심만만 시즌2’에서는 후배 아이돌 게스트 앞에서 경쟁의식을 불태우거나 MC들과도 경쟁심은 그칠 줄 모른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스타들의 ‘약점’은 지나치게 과장되기도 한다. 하지만 완벽한 스타의 모습 보다는 인간적이고 허술한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친근함으로 다가오고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에 예능계에서 환영받는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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