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광민, 근성으로 똘똘 뭉친 거인
OSEN 기자
발행 2008.09.08 11: 51

"제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 잠을 잘 수 없습니다. 다시 한 번 나태한 플레이를 한다면 차라리 유니폼을 벗을래요".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광민(20)은 지난 7일 밤 끓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손광민은 이날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 경기에 좌익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장, 삼진 3개를 포함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단 한 개의 안타를 뽑아내지 못한 것은 물론 6회말 수비 때 뼈아픈 실책을 잊지 못했다. 손광민은 김주형의 좌전 안타로 만든 무사 1루서 김종국의 타구를 잡기 위해 중견수 방향으로 전력 질주하며 멋진 수비를 연출했다. 그러나 손광민은 2사 1,2루서 장성호의 평범한 타구를 놓치고 말았다. 손광민이 실책하는 사이 2루 주자 이용규는 여유 있게 홈을 밟아 첫 득점을 올렸다. "하루 이틀 야구할 것도 아니고. 그게 말이 됩니까. 삼진 3개는 정말 부끄럽습니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어요". 2루타를 친 뒤 3루까지 진루하지 못해 아쉬워 하는 손광민이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이어 "제가 생각해도 요즘 나태해진 것 같아요. 솔직히 경기 중 집중도 제대로 안 했고요. 아직 제가 가야할 길은 너무나 멀어요. 제가 막내만 아니었다면 덕아웃에서 글러브를 내동댕이치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선배들 앞에서는 애써 웃었지만 다음에 이런 일이 생기면 차라리 유니폼을 벗을래요"라고 말했다. '다음에 잘 하면 되지'라고 기억에서 지울 법도 했지만 근성으로 똘똘 뭉친 그이기에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다. 롯데 팬들이 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롯데가 왜 강해졌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기도 했다. what@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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