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추락' 한화, 전반기와 무엇이 달라졌나
OSEN 기자
발행 2008.09.08 16: 52

[OSEN=이상학 객원기자] 전반기 어메이징 드라마를 연출하며 2위에 승차없이 3위로 시즌을 마친 한화가 후반기 들어 아주 어메이징하게 추락하고 있다. 후반기 12경기에서 두 차례 4연패 포함 2승10패로 추락했다. 어느덧 순위도 4위에 0.5게임차로 뒤진 5위로 떨어졌다. 2승도 ‘괴물 에이스’ 류현진이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불펜의 소모없이 거둔 승리였다. 전반기 그때 그 한화가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하염없이 쭉쭉 떨어지고 있다. 도대체 전반기와 무엇이 달라졌을까. 다이너마이트 마운드 전반기 93경기에서 한화의 팀 방어율은 4.55로 전체 5위였다. 전반기 리그 평균 팀 방어율(4.22)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시즌 초반과 비교할 때 많이 나아진 편이었다. 물론 선발진의 내용은 꽤 실망스러웠다. 류현진조차 부상으로 잠시 슬럼프를 겪었고, 유망주라는 양훈과 유원상은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베테랑 송진우와 정민철이 한 때에는 실질적인 원투펀치로 활약할 정도로 투수 세대교체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한화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이 불펜의 힘이었다. 브래드 토마스를 비롯해 윤규진·구대성·마정길·김혁민이 불펜에서 기대이상으로 활약하며 타선이 종반에 뒤집은 경기를 마지막까지 지키는데 힘을 썼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선발은 선발대로, 불펜은 불펜대로 무너지고 있는 모습이다. 후반기 12경기에서 한화 선발투수들은 무려 6경기에서 5회 이전에 조기강판됐다. 정민철이 3경기, 송진우는 2경기에서 5회를 못 버텼다. 윤규진이 어깨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지고 있는 가운데 구대성마저 후반기 5경기에서 방어율 7.56으로 부진하다. 한동안 마무리 토마스의 얼굴은 아예 잊어버렸다. 마정길과 구대성만이 출근 도장을 찍듯 등판했다. 한화의 후반기 방어율은 5.51. 유일한 5점대 팀이고 최하위 팀이다. 방망이에서 터져야 할 다이너마이트가 엉뚱하게 마운드에서 터지고 있는데 보루와 같았던 불펜까지 불길이 옮겨지니 답이 없다. 1할대 물방망이 타선 전반기 한화 타선의 힘은 홈런, 홈런, 홈런이었다. 전반기 팀 타율은 2할6푼3리이고 출루율은 3할4푼3리로 나란히 전체 6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장타율이 무려 4할1푼2리로 전체 1위였다. 역시 홈런이 힘이었다. 전반기 102경기에서 102개의 홈런을 터뜨렸는데 2위 롯데와 SK가 66개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화의 대포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팀 득점권 타율도 무려 2할9푼4리였고 7회 이후 득점도 171점이나 됐다. 모두 리그 전체 1위였다. 당연히 역전승도 가장 많았다. 전반기 한화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24차례의 역전승을 연출했는데 이 가운데가 7회 이후 역전승이 13차례였으며 그 중 8차례가 9회 이후 뒤집기였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어찌된 일인지 다이너미이트 타선도 터지지 않고 있다. 한화 자랑이었던 덕 클락-김태균-이범호-김태완의 ‘클린업 쿼텟’의 폭발력이 확연하게 떨어졌다. 김태균은 후반기에도 홈런 3방을 터뜨렸으나 모두 솔로 홈런이었다. 앞에 주자가 없으니 폭발력이 더욱 약화됐다. 전반기 한화의 깜짝스타였던 클락과 추승우가 깊은 부진에 빠진 탓이다. 후반기 한화 1~2번 테이블세터의 타율은 2할1푼이며 출루율은 2할4푼8리였다. 클락은 후반기 12경기에서 51타수 4안타로 타율이 1할도 되지 않는 7푼8리다. 물론 팀 타선 전체적으로 부진이 깊다. 후반기 팀 타율이 1할대(0.198)이고, 득점권 타율도 1할9푼3리다. 7회 이후 득점도 고작 10점. 역전승은 기대할 수도 없다. 후반기 12경기에서 홈런 8개를 터뜨렸으나 야구는 결코 홈런이 전부가 아니다. 4강 희망은 남아있나 총체적 난국에 빠진 한화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제 잔여경기가 겨우 12경기뿐이다. 자력으로 4강을 확정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소멸되고 있는 것이다. 한화는 전반기에만 무려 102경기를 소화했다. 후반기 24경기에서 전력을 쏟아부으면, 내심 2위 싸움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믿기지 않는 추락으로 물거품됐다. 또한, 추석 연휴까지 6경기를 치르고 나면 띄엄띄엄 경기일정이 잡혀있어 류현진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그 추석 연휴까지 6경기에서 한화의 생사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이 김인식 감독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번주 6연전 고비만 잘 넘긴다면 한화에도 희망은 있다. 추석 연휴를 끝으로 하루 4경기 일정이 마감됨에 따라 한화는 20여일간 6경기를 치르는 특수 아닌 특수를 누리게 된다. 마운드에는 희망이 될 수 있다. 16~17일 롯데와의 대전 홈 2연전을 비롯해 23일 문학 SK전, 27일 사직 롯데, 30일 대전 두산, 다음달 4일 대전 히어로즈로 이어지는 일정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류현진을 비롯해 투수진을 총동원할 수 있다. 다만, 들쭉날쭉한 팀 타선이 얼마나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느냐 여부가 최대관건이다. 물론 당장 눈앞으로 온 9~11일 잠실 LG전, 12~14일 문학 SK전으로 이어지는 원정 6연전이 한화에게는 시급하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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