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세울 만한 세 번째 선발이 있는가'. 페넌트레이스가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는 가운데 4강에서 탈락하는 팀들이 가려지고 있다. 이미 LG와 히어로즈는 4강에서 탈락한 지 오래됐고 KIA가 9월 들어 1승 5패의 부진으로 사실상 탈락의 문턱에 서 있다. 올림픽 전까지 두산과 치열한 2위 쟁탈전에 나섰던 한화는 삼성에 밀려 5위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나 4위 삼성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낙관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8일 현재 이변이 없는 한 거침없이 선두를 질주하던 SK를 비롯해 두산, 롯데 3팀만이 가을에 야구를 할 수 있는 팀으로 꼽힌다. 4강에 들기 위한 전력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각 팀 감독들이나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투수진을 꼽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내세우는 선발진의 활약이 가을 잔치 출전을 판단하는 가장 큰 근거가 된다. 특히 원투 펀치를 보좌하는 3선발의 있고 없고의 차이가 4강 싸움에 뛰어들 수 있는 판도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LG와 히어로즈의 4강 탈락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LG는 시즌 초반 삼성에서 데려와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었던 외국인 투수 브라운이 일찌감치 탈락했고 박명환은 부상으로 올 시즌을 접었다. 결국 봉중근과 옥스프링만이 LG 선발진을 꾸려왔다. 이승호, 정찬헌, 심수창, 김광수, 장진용, 이재영 등이 긴급 수혈 됐지만 무너져내린 선발 마운드를 되살릴 수 없었다. 기록으로 봐도 LG 선발 투수 중 봉중근과 옥스프링 2명만이 투수 부문 20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봉중근은 9승(공동 11위) 8패, 방어율 2.96(6위)을 올리고 있고 옥스프링은 10승(공동 6위) 8패, 4.16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둘을 받쳐줄 3선발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수가 사실상 전무했다. 히어로즈 역시 마일영과 장원삼만이 건재했을 뿐이다. 시즌 초반 부진에 허덕이던 외국인 투수 스코비가 짐을 쌌고 팀 사정상 마무리로 보직을 이동했던 황두성은 선발로 돌아왔지만 시즌 초반만 못하다. 김수경 역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함에 따라 순식간에 투수진이 붕괴됐다. 마일영이 10승(공동 6위) 9패, 3.45의 방어율(11위)을 기록했고 휴식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간 장원삼은 9승(공동 11위) 8패, 3.03의 방어율(8위)을 지키고 있다. 황두성이 6승 7패, 3.78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 7월 8일 목동 롯데전 이후 승리 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한 채 4연패에 빠져 있다. 전반기 때만 해도 4강 진출 꿈을 꿨던 KIA 역시 선발진의 총체적인 위기로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윤석민은 어깨 피로에 시달리고 있고 디아즈는 팔꿈치 염증 부상이다. 데이비스와 이대진은 동반 부진에 빠졌다. 이범석은 중간 계투로 돌아선 상태다. 기록을 살펴봐도 선발진에서는 13승(공동 1위) 4패, 2.46의 방어율(1위)을 기록 중인 윤석민과 7승 8패 2.61의 방어율을 올린 이범석만 보일 뿐이다. 1~2선발을 맡아야 할 서재응은 후반기 3경기에 나와 방어율 7.71을 기록할 정도로 투구 밸런스를 잃은 상태다. 한화는 류현진이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류현진은 시즌 초반 부진을 벗고 어느새 12승(공동 3위) 6패, 방어율 3.37(9위)로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류현진을 받쳐줘야 할 2명의 베테랑 투수 정민철(6승 10패, 5.24), 송진우(4승 8패, 4.46)이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4위로 뛰어오른 삼성 역시 순탄하지는 않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시즌 초반부터 바닥을 드러냈고 대체 용병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배영수(7승 8패, 4.92)가 아픈 팔을 이끌고 선발진을 이끌었고 윤성환(9승 9패 3.54), 이상목(6승 6패 4.97)도 도움이 됐다. 새로 가세한 에니스가 어떤 역할을 해줄지가 관건이 될 수도 있다. SK는 김광현, 채병룡이라는 원투 펀치에 송은범, 레이번, 얀이 더욱 입지를 굳히고 있다. 롯데 역시 손민한을 비롯해 장원준, 송승준, 이용훈 등 8개 구단 중 최고의 선발 로테이션을 확립한 상태다. 최근에는 조정훈까지 자리를 잡았다. 두산은 랜들이 부진하지만 김명제가 성장해줬고 좌완이 부족한 선발진에 이혜천이 제 역할을 해냈다. 두산은 최근 김명제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김선우, 이원재 등 공백을 메울 투수들이 속속 튀어나오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결국 5명의 선발 중 절반 이상의 확실한 로테이션을 가진 팀들이 4강 궤도에 올라 있다. 이제 남은 경기는 누가 부상없이 이들을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최종 4강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letmeout@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