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상, 4강 다툼 한화의 '새로운 희망'
OSEN 기자
발행 2008.09.09 07: 48

[OSEN=이상학 객원기자] “유원상이가 많이 좋아졌어”
한화는 후반기 12경기에서 두 차례의 4연패를 포함해 2승10패로 급추락하며 5위까지 떨어졌다. 믿어 의심치 않았던 가을잔치 티켓도 난망해졌다. 백전노장 김인식 감독의 표정도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김 감독에게 에이스 류현진과 함께 한줄기 희망의 빛을 주는 인물이 나타났다. 바로 3년차 중고신인 우완 유원상(22)이 주인공이다. 9월부터 부쩍 좋아진 피칭으로 김 감독의 두터운 믿음을 얻고 있다.
유원상은 지난주 3경기에서 승패는 없었지만 11⅓이닝을 던져 5피안타 2볼넷 13탈삼진 무실점이라는 놀라운 피칭으로 한화 마운드의 새로운 희망으로 다시 한 번 떠올랐다.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등판, 6이닝을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한 유원상은 6~7일 대전 삼성전에서 구원등판으로 각각 1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과 4이닝 1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위력투를 이어가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유원상은 지난 2006년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계약금 5억5000만 원을 받으며 한화에 입단했다. 한화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이었다. 그러나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로 데뷔 첫 해에는 1군에도 오르지 못했고 지난해에도 9월 확대 엔트리와 함께 어렵게 1군으로 올라왔다. 시즌 막판이었지만 8경기에서 2승1패1세이브 방어율 2.84로 호투한 유원상은 포스트시즌에서 4경기에서 승패없이 방어율 2.25로 맹활약했다. 플레이오프 3경기 방어율이 0.93이었다.
올 시즌 당당히 제3선발로 시작한 유원상은 그러나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를 떨쳐내지 못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고질적으로 긴 인터벌과 느린 퀵모션으로 상대 주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기도 했다. 지난 5월말 선발진에서 떨어진 후 2군행까지 겪었다. 한화 마운드 세대교체 실패의 주범으로 유원상은 양훈과 함께 첫 손가락으로 지목됐다. 기대주에서 애물단지가 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싹수가 보이면 밀어준다”며 유원상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았다.
시즌 막판이지만 이제야 유원상은 김 감독의 믿음과 지지에 보답하는 피칭을 펼치기 시작했다. 지난주 경기에서 유원상은 볼넷을 단 2개밖에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제구가 매우 좋았다. 그 중 하나는 벤치의 지시에 따른 고의4구였다.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6개를 2경기에서나 잡을 정도로 구위도 좋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올랐고 높게 형성됐던 공도 비교적 낮게 제구가 됐다. 몸쪽은 물론 가운데로도 과감하게 집어넣지 못했지만 구원등판한 2경기에서는 득점권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과감하게 정면으로 승부했다. 특히 결정구로 사용된 빠르게 옆으로 휘는 슬라이더와 아래로 낙차 크게 떨어지는 커브가 일품이었다.
김인식 감독은 “젊은 선수들은 죽으라 던져야 한다. 연습을 할 때에도 실전에 나설 때에도 최대한 많이 던지면 언젠가 스스로 깨우치는 계기를 얻게 된다”고 강조해왔는데 유원상은 지금이 딱 그 시점으로 분석된다. 김 감독은 “유원상이가 류현진과 선발진을 이뤄야 팀이 4강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은 12경기에서 김 감독은 총력전을 선언했다. 유원상의 구원등판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이제 선발 로테이션이 없다. 당장 눈앞의 경기밖에 모른다. 다음 경기는 신경 안 쓴다”고 설명했다. 남은 기간 동안 선발과 불펜에서 핵심 스윙맨 역할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 유원상은 “보직에 관계없이 더 잘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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