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5연패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한 '황제' 로저 페더러(27, 스위스)가 새로운 도전을 시사했다. 페더러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의 빌리 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신 결승에서 앤디 머리(21, 영국)를 3-0(6-2 7-5 6-2)으로 꺾고 올해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자 이 대회 5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 1월 호주 오픈이 끝나고 단핵증을 진단받은 페더러는 라이벌 라파엘 나달(22, 스페인)에게 세계랭킹 1위를 내주는 등 테니스 황제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나달에게 패했을 뿐만 아니라 6년 연속 우승을 자신했던 윔블던 타이틀마저 내주는 등 페더러에게 올 시즌은 최악에 다름없었다. 그러나 지난 8월 2008 베이징올림픽 복식에서 자신이 그토록 소원하던 금메달을 목에 걸은 페더러는 US오픈 우승으로 올 시즌 처음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르며 황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일단 페더러는 세계랭킹 1위 복귀보다는 피트 샘프라스가 세운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14회)에 도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전망이다. 최근 14차례 메이저대회에서 13번이나 결승에 올랐다는 것을 고려하면 페더러의 목표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 페더러는 경기가 끝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오늘 우승에 너무 기쁘다. 선수 생활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이기도 하다"며 "메이저 대회 우승이 US오픈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신의 각오를 전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