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식객’은 요리요, 드라마 ‘식객’은 요리를 하는 사람의 마음이라 지난 6월 16일 첫 방송을 시작, 3개월간 숨 가쁘게 달려온 SBS 월화드라마 ‘식객’ 이 9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출연진이나 줄거리뿐만 아니라 드라마 ‘식객’은 원작과는 또 다른 맛을 비교적 잘 살려내며 시청자들의 입맛을 돋우었다. 여러 맛을 버무린 다양한 등장인물 ‘식객’의 운암정에는 여러 가지 사연을 가진 다양한 등장인물이 존재한다. 대령숙수(최불암 분)를 필두로 두 주인공 성찬(김래원 분)과 봉주(권오중 분), 진수(남상미 분), 주희(김소연 분), 이외에도 운암정의 대주주이자 주희(김소연 분)의 부친인 석찬(심양홍 분), 음식도인 자운(정진 분), 정형사 강편수(조상구 분), 석동(최재환 분), 달평(이원종 분), 대진유통 회장(양택조 분) 등이 바로 이들이다. 드라마 ‘식객’은 이들을 통해 결국 ‘요리’보다는 그 ‘요리’를 만드는 것은 ‘사람’이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식객’ 마지막회에서 마츠모토가 눈물을 흘리면서 “요리에만 눈이 멀었지 숙수(최불암 분)님의 마음을 배우지 못했다”고 말하는 장면이나 23회에서 성찬(김래원 분)이 민우(원기준 분)에게 요리 대결을 함께 하자고 설득하면서 “서로가 욕심 때문에 미워하고 싸우던 것뿐이지 ‘요리’에 대한 열정은 다 똑같지 않느냐”고 말하는 데서도 이 같은 점은 쉽게 알 수 있다. 여러 에피소드들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음식 칼럼니스트 테드 오가 어린시절 그리워했던 부대찌개 에피소드나 칼을 만드는 대장장이(유순철 분)의 애끓는 부정(父情)을 얘기해준 게장 에피소드, 며느리와의 정을 녹차김치에 담아 얘기해준 치매할머니(김지영 분)에피소드, 음식은 입이 아니라 마음으로 먹는다는 걸 말해준 진수(남상미)의 어머니 에피소드 등은 ‘요리’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요소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성찬과 봉주의 경쟁 구도 방영 초반에는 ‘식객’이 경쟁 구도를 그림으로써 ‘식객’만의 묘미였던 서민적인 밥상이 외면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원작 만화 ‘식객’이 여러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그 에피소드들을 얹을 기반이 필요했다. 드라마 ‘식객’은 성찬과 봉주의 경쟁 구도를 기반으로 삼았고. 다행히 시청자들을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팽팽한 대결구도를 만들어낸 ‘식객’은 비로소 서민들과 음식에 관한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풀어냈다. 나무로만 보자면 초반 성찬과 봉주, 민우는 경쟁 구도였지만 숲을 본다면 ‘식객’에는 악인이 존재하지 않았다. 모두가 ‘음식’이라는 주제 하에 모인 구성원이었기 때문이다. 그들 모두는 ‘요리’에 울고 ‘요리’에 웃었을 뿐이었다. ‘식객’의 제작사 제이에스픽처스 한 관계자는 “사실 봉주도 민우도 악인은 아니다”며 “영화 ‘식객’에서는 강렬한 선악 구조가 필요했으나 드라마 ‘식객’에는 모두 나름의 길이 존재한다. 완벽해보이는 성찬에게도 허점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에게 좋은 음식을 내높으려 애쓰는 이들이 악인이라면 보는 시청자들도 불편할 것”이라며 “그 캐릭터가 얼마나 시청자에게 설득력 있게 보이느냐가 중요하지 누가 옳고 그른가는 중요치 않다”고 설명했다. 음식 맛기행, 국내 사계절 풍경을 담았다 드라마 '식객'의 또 하나 볼거리는 영상미다. 입맛을 사로잡는 요리는 물론이거니와 국내 사계절 풍경을 모두 담은 빼어난 영상미는 드라마의 완성도를 한층 살렸다는 평가다. 원작 ‘식객’이 허영만 화백의 4년여의 구상과 2년의 치밀한 취재 끝에 완성한 만큼 드라마 ‘식객’또한 지난해 9월 촬영을 시작, 1년동안 팔도강산의 아름다운 자연을 무대를 배경으로 각 지방의 여러 음식 이야기를 전했다. 여기에 의복, 주거, 전통음악 등 우리 문화도 오롯이 녹여냈다. 성찬 ‘서민철학’+봉주 ‘한식의 세계화’= 한국음식의 정신과 문화 드라마 ‘식객’은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 비해 화려하고, 캐릭터간의 갈등적인 요소도 첨가되어 있다. 하지만 허영만 화백의 식객이 인기를 끈 것은 화려함이 아닌 인물을 통한 허화백의 음식 기행에 있었다. 바로 이 땅의 민초들이 수없이 만들고 먹었던 음식에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기 때문이다. ‘식객’은 초반, 성찬의 ‘서민철학’과 봉주의 ‘한식의 세계화’가 맞물리면서 대립양상을 띄었으나 마지막회 운암정과 마츠모토와의 요리대결을 통해 한국음식의 정신과 문화로 명맥을 같이 했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원작 ‘식객’의 첫 편인 쌀을 다루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매일 접하는 쌀을 빼트린 부분만큼은 텁텁함으로 남는다. 그렇지만 요리를 하는 사람의 마음을 담아내며 원작 못지않은 차별화된 ‘식객’을 보여줬다. ‘식객’ 제작사 JS 픽쳐스 관계자는 “원작이 음식에 관련된 삶의 이야기라면 드라마 ‘식객’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의 정성, 태도, 마음을 다뤘다는 점에서 큰 차별화점이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24부작에 차마 다 담을 수 없던 ‘식객’의 밥상들은 이제 볼 수 없지만 진한 뒷만만은 잊을 수 없을 터다. yu@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