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을 배웠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감독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잠재력을 지닌 유망주의 가능성'에 매년 4강 후보로만 꼽히던 롯데를 실제로 4강권 안에 진입시키는 결과물로 내놓은 것이다. 결국 이변이 없는 한 "하위권에 머물려고 한국에 온 것이 아니다"는 로이스터 감독의 취임 일성은 곧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맘 때면 항상 '내년'을 바라봐야 했던 롯데 프런트도 오랜만의 가을잔치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다. 롯데는 7월만해도 급격한 하락세였다. 지난 7월 1일 대구 삼성전에서 패하며 4위로 떨어지자 위기론이 바짝 고개를 들었다. 지난 7월 26일 사직 한화전 패배 후에는 5위까지 내려앉아 "예전의 롯데가 아니다"는 로이스터 감독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더 이상 반전의 카드는 보이지 않는 듯 했다. 그러자 로이스터 감독은 고집스럽게 지켰던 두 가지를 과감하게 버렸다. 우선 마무리 임경완에 대한 절대적인 신임을 과감하게 거뒀다. 대신 최향남 그리고 메이저리그 출신 코르테스로 긴급수혈했다. 이는 성공적이었다. 후반기부터 팀 마무리로 나서고 있는 코르테스는 7경기에 나왔을 뿐이지만 2승 4세이브 무실점으로 확실한 클로저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간 불펜진이 덩달아 강해졌다. 후반기에는 13승 1패라는 무서운 질주에서도 알 수 있듯 일단 중반 이후 리드를 잡기만 하면 끝까지 승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또 하나는 "1군과 2군의 전력은 확연하다"는 아집도 꺾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1군 전력으로 올 시즌을 꾸려나갈 것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주위에서 2군의 사기와 1군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지만 좀처럼 꺾는 법이 없었다. 특히 이용훈의 손톱 부상 때문에 임시선발로 나선 조정훈이 지난 5월 8일 사직 한화전에 등판, 7이닝 2실점하며 쾌투를 선보였지만 곧바로 2군으로 내려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조정훈, 염종석, 이인구 등을 2군에서 올린 뒤 마음이 바뀌었다. 이제는 김사율, 김이슬, 박종윤, 전준우 등 투타에 걸친 2군 선수의 활약에 직접 이름까지 거론할 정도로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은 더불어 시즌 중반 결정적인 수비 실책이 팀 패배를 불렀음에도 "타선이 잘쳐야 한다"고 말한 것과는 달리 "수비가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지금부터는 빅게임의 연속"이라는 로이스터 감독은 "시즌 중반까지는 유지하고 버티는 것이 관건이지만 시즌 막바지에는 좋은 수비가 필수이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열쇠"라고 설명하고 있다. "완벽하진 않지만 새로운 나라, 문화를 배우고 존중하게 됐다"는 로이스터 감독은 "선수들이 한 시즌만에 좋아진 것이 자랑스럽다"면서 "가는데 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해 자신도 롯데를 통해 변화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letmeout@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