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호 홈런' 박기혁, "항상 좋게 생각한 것이 도움"
OSEN 기자
발행 2008.09.13 22: 04

[OSEN=이상학 객원기자] 이 정도면 최고 유격수가 부럽지 않다. 롯데 9년차 유격수 박기혁(27)이 2008년을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로 만들고 있다. 박기혁은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경기에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출장, 올 시즌 1호 홈런 포함해 3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3타점은 지난 6월17일 대전 한화전 이후 올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타점 타이기록. 3회 첫 타석부터 뜬금없는 홈런포를 터뜨리며 예사롭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삼성 선발 윤성환의 초구 126km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높게 몰리자 여지없이 방망이가 돌아갔다.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솔로 홈런. 지난해 8월3일 광주 KIA전 이후 1년여만의 홈런이었다. 이어 4회에도 2사 만루에서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최근 8경기 28타수 15안타, 타율 5할3푼6리·9타점의 불방망이. 이로써 박기혁은 올 시즌 99경기에서 309타수 87안타로 타율 2할8푼2리를 마크하게 됐다. 더불어 33타점 41득점 15도루를 곁들였다. 데뷔 후 최고 활약이라 할 만하다. 이미 도루는 한 시즌 최다기록이며 타점과 득점도 최다를 넘어설 것이 유력하다. 타율도 데뷔 후 처음 2할8푼대로 마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 하위타순에는 박기혁이라는 상대에 뼈아픈 존재가 있었던 것이다. 현재 기세로라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노려도 무방하다. 최근 10년간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박진만의 무대였다. 10년간 무려 5차례나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부상여파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박진만처럼 독보적인 존재가 없는 가운데 페넌트레이스 1위를 굳힌 SK 주전 유격수 나주환이 유력한 경쟁자로 거론된다. 나주환은 106경기에서 타율 2할5푼7리·3홈런·43타점·40득점·12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실책 숫자는 16개로 박기혁과 같다. 올 시즌 전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박기혁을 키플레이어로 꼽으며 “다른 선수들도 모두 자신의 역할을 다해내야 좋은 성적이 나겠지만, 특히 박기혁이 팀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격수 수비는 중요하다. 그의 타격이 얼마나 받쳐주느냐가 올 시즌 큰 변수”라고 말했는데 그의 말대로 박기혁의 활약과 팀 성적이 정비례하고 있다. 박기혁도 “로이스터 감독님이 너무나도 잘해주신다. 감독을 믿고 보답하려고 선수들이 똘똘 뭉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혁은 홈런에 대해 “지난해 이맘때 하나 친 것으로 알고 있다. 요즘 방망이 감이 좋아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친다는 것이 좋은 타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기혁은 “팀이 전체적으로 잘되고 있기 때문에 그 분위기를 잘 타고 있다. 항상 좋게 생각하면서 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상승세의 이유를 밝혔다. 최근 몸 상태에 대해서도 박기혁은 “허리가 조금 안 좋았는데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 경기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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