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더빙이 외화 보는 재미를 망친다? 지상파 TV에서 내보내는 외화 방영의 시청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가운데 '더빙을 말아달아'는 시청자 불만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원작의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게 그 이유다. 이번 추석 연휴에도 이같은 불만은 여전하다. SBS가 연휴 첫날인 13일 오전 11시15분부터 상영한 '러시아워 3'가 더빙 불만의 단적인 예를 보여줬다. 성룡과 크리스 터커 주연의 액션 블록버스터 시리즈인 '러시아워' 1~3편은 지금까지 수십차례 TV에서 재탕 삼탕을 거듭했던 인기 외화. 자막을 넣는 케이블 방송과 달리 지상파 TV들은 유명 성우를 캐스팅해 우리말 더빙판을 제작, 명절 단골 메뉴로 '러시아워' 시리즈를 상영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워' 시리즈의 묘미 가운데 하나는 빠른 입담으로 유명한 크리스 터커의 대사 연기와 어눌하게 느껴지는 성룡의 영어 구사라는 점에서 더빙판은 점수를 깎아먹기 일쑤다. 이에 인터넷 상에는 '유명 성우 몇 명이 여러 영화를 하다 보니 늘 그 목소리가 그 목소리다' '더빙으로 보면 영화 원래의 맛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원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외국어 공부가 생활화되다시피 한 요즘 젊은층이 원어 그대로의 영화를 더 선호하는 경향도 한 몫을 거드는 중이다. 그러나 지금은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졌거나 사라져가고 있는 '토요명화' '명화극장' 등 예전 인기 외화 프로그램을 그리워하며 '더빙 예찬론'을 펴는 이들도 상당수다. 이들은 '자막을 보다보면 영화 속에 숨겨진 미세한 장면을 놓칠 우려가 있다' '부모님 세대나 어린이 들은 자막이 익숙치 않다' '때로는 잘만든 더빙판이 원래의 외화보다 낫다'는 등으로 더빙판 고수를 주장하고 있다. mcgwire@osen.co.kr '러시아워3'의 한 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