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승' 정재훈, "올림픽 휴식기가 약이 되었다"
OSEN 기자
발행 2008.09.14 20: 13

"2위 싸움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 좋다" '미스터 게임오버' 정재훈(28. 두산 베어스)이 이제는 믿음직한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정재훈은 14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로 등판, 6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탈삼진 2개)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3패 17세이브)째를 따냈다. 특히 정재훈에게 이날 선발승은 더욱 뜻깊었다. 지난 2경기서 선발 등판해 12⅔이닝 동안 2점 만을 내주는 호투를 펼쳤으나 1패만을 당했던 그는 초반부터 폭발한 타선 지원에 힘입어 지난 2004년 8월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낸 이후 4년 1개월 14일 만에 선발로 승리를 따내는 기쁨을 맛보았다. 정재훈은 경기 후 "오랜만의 선발승인데 마침 타선도 폭발했다. 승리를 따내 기분이 좋고 팀의 2위 싸움에 도움이 되는 승리를 거둬 기쁘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6회 나지완(23)에게 내준 좌월 투런에 대해 묻자 "힘이 떨어졌다기 보다는 8구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실투가 나오게 되었다. KIA 타선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나지완이라 이것이 걸려 들었던 것 같다"라며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스프링캠프서 마무리 투수에 맞는 훈련에 열중했던 투수에게 갑작스런 보직 변경, 그것도 많은 공을 던지는 선발로의 변경은 투수 분업화가 체계적으로 이뤄진 현대 야구서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신체 리듬자체가 깨져 버리기 때문에 이는 투수의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도박과도 같다. 그에 대한 고충을 묻자 정재훈은 "다행히 올림픽 휴식기가 내게 약이 되었다. 전반기 막판 2군으로 내려간 이후 2군 경기서 선발로도 등판해 많은 공을 던졌다. 그 덕분에 후반기 재개 이후에도 선발로 활약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정재훈은 이날 직구 최고시속 142km를 기록하며 평소보다 다소 떨어진 스피드를 보여 주었다. 완급조절에 힘을 기울였는 지에 대해 묻자 그는 "아무래도 지난 9일 대구 삼성전 등판 이후 4일 만에 출격해 휴식일이 짧았다"라며 다소 빠듯했던 일정을 이유로 밝힌 뒤 "구사하는 변화구종을 늘인 것이 주효했다"라며 선발 전환 성공의 비결을 이야기했다. 남은 시즌 각오에 대해 묻자 정재훈은 "그동안 마무리 투수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선발로 나서던지 중간 계투로 출격하던지 최대한 긴 이닝을 무리 없이 소화하는 모습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하는 동시에 한국 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승장 김경문 감독은 "초반 적극적인 공격을 펼친 것이 대량 득점의 원인이 되었다. 덕분에 쉬운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라며 장단 17안타로 12득점한 타선의 파괴력을 높이 산 뒤 "선발로 나선 정재훈이 제 몫을 해줘 낙승을 거두었다"라며 정재훈을 추켜 세웠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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