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최강자로 불리는 KBS 2TV '1박2일'의 인기에 거품론이 일고 있다. 요즘 '1박2일'에 쏠리는 시청자 관심이 예전같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KBS의 간판 예능으로 손꼽히는 '1박2일'은 일요일 저녁 '해피선데이'의 주력 코너다. 강호동 김C 이수근 은지원 MC몽 이승기 등 6인 출연진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며 벌이는 야생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있다. 지난 1년여동안 '1박2일'은 적어도 일요일 저녁 예능 대결에서는 최강자로 군림했다. 순간 시청률이 40%를 웃돌 정도로 채널 집중력을 높였고 '허당' 이승기와 '은초딩' 은지원은 예능 스타로 거듭났다. 심지어 멤버들의 마스코트로 함께 다니는 애완견 '상근이'까지 CF 겹치기에 앨범을 낼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같은 '1박2일' 대세의 배경은 물론 시청률에서 비롯된다. 3개 코너가 묶인 '해피 선데이'의 종합 시청률은 물론, '1박2일'의 순간 시청률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를 시작으로 SBS '일요일이 좋다'의 '패밀리가 떴다' 등 경쟁 프로들이 급부상하면서 '1박2일'의 아성은 심하게 흔들리는 중이다. '해피선데이' 시청률의 날개없는 추락 일단 '해피선데이' 시청률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AGB닐슨과 TNS코리아 등 시청률 조사기관의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20%선까지 치솟았던 '해피선데이'의 시청률은 14일 추석 방송 때 8.5%로 반토막나다시피 했다. 비록 '1박2일'만의 시청률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힘든 수치다. '일밤'은 1부 8.7% - 2부 18.1%, '일요일이 좋다'는 1부 16.3% -2부 5.6%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날 방송은 '1박2일'과 '우결', '패떳'의 방송 시간이 상당부분 겹치는 사실상의 정면대결이었다. '1박2일'의 고전을 암시하는 대목 가운데 하나다. 현재 일요일 저녁 지상파 3사의 주요 예능들은 방송시간 1시간30분으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해피선데이'가 기존의 코너별 분류를 고수하는 데 비해 추격에 나섰던 '일요일이 좋다'와 '일밤'은 1, 2부로 나누는 편성 전략으로 맞서 큰 효과를 냈다. 이 둘은 각자의 전략 상품이었던 '우결' '패떴'을 '1박2일'과 정면으로 부딪히지 않도록 편성을 짰다. 그나마 '패떴'은 처음 자리를 잡는 동안에는 '우결'마저도 피해갔다. 결국 '일밤'은 1부에 젊은 층의 호응을 얻고 있는 '우결'을 배치하고 편성 시간을 늘려줌으로써 전체 시청률이 쑥쑥 올라갔고, '일요일이 좋다-패떴'도 당당히 정면승부에 나설 정도로 고정 시청자층이 늘었다. '1박2일' 안이한 대응으로 화를 자초했나 이제 속이 타는건 '1박2일'이다. '일요일이 좋다' '일밤'은 1,2부가 따로 따로 시청률 집계에 오르지만 '해피선데이'는 한 프로그램으로 조사를 받는 탓에 '1박2일'의 정확한 시청률은 밝혀지지 않은 채, 가끔씩 발표되는 순간 시청률로 그 인기도를 짐작할 뿐이다. KBS은 이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현재의 '해피선데이' 코너별 구성을 고수했다. '1박2일' 덕분에 프로그램 광고가 늘 매진되고 있어 아쉬울 게 없다는 태도였다. 여기에 '해피선데이' 내 다른 코너들의 시청자 반응을 계속 살펴가며 대응할 수 있어 꿩 먹고 알도 먹는 대응을 했다. 결과적으로 '1박2일'의 고정 패턴에 식상해진 시청자들이 하나 둘씩 경쟁 프로로 떠나면서 일요일 저녁 예능 대결은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1박2일'의 주도 하에 나눠먹기식 시청률 경쟁을 펼치던 시대의 종국인 셈이다. 거품 인기의 늪에 빠져있는 '1박2일'로서는 옛 영화를 되찾기 위해 비장의 카드를 꺼내야할 시점이 다가왔다는게 방송가의 지적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