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시즌 전 한화는 4위권 밖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한화는 전반기를 2위 두산에 승차없이 3위라는 기대이상 성적을 냈다. 그 중심에 바로 덕 클락(32)과 김태완(24)이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균과 함께 실질적인 전반기 2위의 주역들이었다. 그러나 두 선수가 후반기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급하락세를 겪으며 팀도 무섭게 추락하고 있다. 클락은 전반기 101경기에서 타율 2할7푼1리·18홈런·62타점·86득점·23도루로 펄펄 날았다. 이것도 그나마 7월에 까먹은 성적이었다. 6월까지는 최고 외국인선수로 손색 없는 대활약이었다. 20홈런-20도루는 따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삼진(56개)보다 많은 사사구(60개)로 출루율은 3할6푼7리였으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24개의 2루타를 앞세워 장타율도 4할9푼3리였다. 당초 수비와 주루를 기대하고 데려온 클락이었지만 타격까지 기대이상으로 대폭발하며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불씨를 댕기는 데 앞장섰다. 김태완은 한화가 자랑했던 ‘클린업 쿼텟’의 마침표를 찍은 주인공이었다. 지난 2년간 유망주에 머물렀던 김태완은 올 시즌 전반기 101경기에서 타율 2할7푼8리·22홈런·64타점·41득점으로 활약했다. 김태균과 카림 가르시아에 이어 전체 3위에 오른 홈런을 바탕으로 장타율도 5할3푼3리로 전체 3위였다. 3할7푼8리의 출루율까지 합한 OPS는 무려 9할1푼2리로 전체 4위였다. 지난 3년을 통틀어 김태균과 이대호 그리고 이범호에 이어 오랜만에 나온 20대 20홈런 타자였다. 공포의 6번 타자로 중심타선을 든든히 뒷받침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후반기에는 거짓말처럼 추락하고 있다. 클락의 추락은 믿기지 않는 수준이다. 후반기 18경기에서 75타수에서 고작 6안타를 뽑아내는데 그쳤다. 후반기 타율이 8푼. 어느덧 시즌 타율은 2할3푼9리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최하위다. 장타는 홈런 1개가 유일하다. 장타율도 1할2푼. 삼진 17개를 당하기까지 사사구도 겨우 4개를 얻어 출루율도 1할2푼7리밖에 되지 않는다. 전반기 5개뿐이었던 병살타도 3개나 때렸다. 한 시즌 최다 기록을 노렸던 득점도 후반기 단 3점에 그쳤다. 클락의 후반기 추락은 9월 유원상의 갑작스런 각성과 함께 2008년 한화 투타의 연구대상으로 남을지 모른다. 클락의 부진에 가려있지만 김태완의 부진도 만만치 않다. 후반기 18경기에서 59타수 10안타로 타율이 1할6푼9리에 불과하다. 트레이드마크였던 장타는 홈런과 2루타 1개씩 뿐이다. 장타율은 2할3푼7리로 전반기와 비교할 때 반토막났다. OPS도 4할8푼3리로 5할 이상 떨어졌다. 병살타도 전반기에는 6개였지만 후반기에는 3개나 된다. 전반적으로 방망이가 잘 맞지 않는 가운데에서도 풀스윙으로 일관해 팀배팅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득점권에서 12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했지만 17타수 연속 무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기복이 있다. 이제 한화의 남은 페넌트레이스는 6경기뿐이다. 마운드가 최근 10경기에서 상대를 경기당 평균 2.8점으로 막고 있는 만큼 타선이 힘을 내야 한다. 모든 선수들이 중요하지만 전반기 다이너마이트 대폭발의 기폭제 역할을 한 클락과 김태완의 부활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더 이상 4번 타자 김태균이 집중견제를 받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클락과 김태완이 앞과 뒤에서 끌어주고 또 뒷받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