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대안없는 SK서 '확실한' 4번타자
OSEN 기자
발행 2008.09.15 11: 12

'리틀 쿠바' 박재홍(35)이 SK의 붙박이 4번타자로 자리매김했다. 박재홍은 지난 14일 문학 한화전에서 0-1로 뒤진 4회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정도로 빨랫줄 같은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이 홈런이 발판이 돼 결국 SK는 연장 12회말 조동화의 끝내기 안타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지난 12일 문학 한화전에서는 1-2로 뒤진 4회 투런포를 날려 끌려가던 흐름을 순식간에 가져왔다. 또 9회에는 대주자 모창민이 견제사로 아웃된 뒤 곧바로 2루타를 치고 나가 김강민의 끝내기 안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SK는 4번타자 없이 올 시즌을 맞았다. 지난해까지 붙박이 4번타자로 활약했던 이호준이 시즌 시작부터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 경기 다양한 조건을 감안해 변화무쌍하게 선보인 선발 라인업으로 이 부분을 완벽하게 메꿔올 수 있었다. 그러나 시즌을 거치면서 SK에도 변화가 생겼다. 박정권, 박경완, 이진영 등 4번 후보감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조금씩 타순 변화의 폭이 예상 가능해졌고 결국 김성근 감독은 박재홍에게 4번자리를 맡겼다. 마땅한 다른 카드가 없어 운영의 폭이 좁아든 탓도 있지만 그 만큼 박재홍이 4번타자에 대한 소화력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매 경기마다 박재홍의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는 김 감독은 "박재홍은 우리팀에서 톱타자와 4번타자로 활약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형편이 아니다"면서 "박재홍이 4번 타자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박재홍은 올 시즌 96경기에 나와 3할2푼5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타격 부문 5위. 특히 4번타자로 나와서는 3할3푼3리로 더욱 안정된 타격을 선보이는 중이다. 18홈런 중 절반인 9개가 4번타자로 나와 터뜨린 것이고 후반기 들어서만 4개를 폭발시켰다. 타점도 후반기 13점으로 승부사다운 면모까지 뿜어내고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9할7푼8리에 이른다. 한화 김태균(1.056)에 이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게다가 최근에는 베테랑답게 작전 수행능력도 탁월해졌다는 평을 들고 있다. 김 감독은 "박재홍이 작년과 많이 달라졌다. 마음으로 야구를 할 줄 알게 됐다"고 높게 평가한 뒤 "국내에 저만한 타격 센스를 갖고 있는 타자는 없을 것이다. 올해는 생각하는 야구까지 하게 돼 믿음직스럽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청소년대표시절부터 최고의 힘과 기술을 인정받으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던 박재홍은 올해가 새롭다. "항상 야구를 잘한다는 말만 들었기에 자만한 것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이번 캠프처럼 사력을 다한 적은 없었던 것 만큼 팀 우승 2연패를 돕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SK에 확실한 4번 대안이 된 박재홍이 팀을 또 한 번 정상에 올려놓을지 기대를 모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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