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구단, 지난 해와 무엇이 달라졌나
OSEN 기자
발행 2008.09.15 16: 39

[OSEN=이상학 객원기자] 2008 프로야구가 페넌트레이스 전체 일정의 90.3%를 소화하며 어느덧 종착역으로 다가왔다. 8개 구단의 희비도 완연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기록으로 통해 유추해 본다. SK, 완벽한 균형 - 2007년 방어율 3.25(1위) 타율 0.264(4위) 출루율 0.341(4위) 장타율 0.403(2위) 홈런 112개(1위) 도루 136개(2위) - 2008년 방어율 3.36(1위) 타율 0.284(1위) 출루율 0.364(1위) 장타율 0.411(1위) 홈런 82개(4위) 도루 146개(2위)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무엇보다도 2년 연속 팀 방어율 1위가 유력하다. 지난해 3.25에서 올해 3.36으로 변함없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외국인 에이스 케니 레이번이 지난해에 비해 부진하지만 토종 에이스 김광현이 그 공백을 메우고도 남을 활약을 보이고 있다. 타선의 힘은 더 좋아졌다. 팀 타율·출루율·장타율 모두 전체 1위에 올라있다. 박재홍·최정·김강민이 업그레이드됐다. 투타의 균형이 가장 잘 이루어졌다. 실책이 다소 많은 편이지만 실책에 휘둘리지 않는 팀이 SK다. 실책이 득점으로 이어진 경우가 56.0%로 두산(49.3%)에 이어 전체 2위다. 이호준·이진영·박경완이 부상으로 빠져도 SK는 굳건하게 강하다. 두산, 불펜과 도루 - 2007년 방어율 3.45(2위) 타율 0.263(5위) 출루율 0.343(2위) 장타율 0.383(3위) 홈런 78개(5위) 도루 161개(1위) - 2008년 방어율 3.92(3위) 타율 0.275(3위) 출루율 0.356(3위) 장타율 0.378(4위) 홈런 58개(7위) 도루 174개(1위) 기록상으로 일단 마운드가 안정적이다. 지난해에는 다니엘 리오스가 천하무적이었다. 올해는 이재우·임태훈·김상현의 구원 트로이카가 버티는 불펜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불펜 방어율이 3.05로 전체 1위에 올라있다. 타선으로 눈길을 돌리면 홈런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4위 이내에 들어갔다. 김현수와 홍성흔이 타격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4번 타자 김동주도 타선에 제대로 된 무게중심을 잡고 있다. 여기에 키워드가 하나있다. 바로 도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루 부문 1위가 유력하다. 이종욱과 고영민에 오재원이 새로운 육상부로 합류했다. 무려 6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도루를 마크하고 있다. 주루사도 36개로 가장 적다. 롯데, 강해진 투타 - 2007년 방어율 4.14(5위) 타율 0.270(2위) 출루율 0.340(6위) 장타율 0.377(4위) 홈런 76개(7위) 도루 67개(6위) - 2008년 방어율 3.49(2위) 타율 0.282(2위) 출루율 0.361(2위) 장타율 0.408(2위) 홈런 84개(3위) 도루 125개(3위) 올해 롯데는 크게 두 가지가 달라졌다. 마운드가 탄탄해지고 타선이 강해졌다. 단순하지만 그게 사실이다. 특히 선발진이 매우 탄탄해졌다. 지난해 롯데 선발진의 방어율은 4.43으로 5위였지만 올해는 3.49로 전체 1위다. 손민한-장원준-송승준-조정훈-이용훈으로 이어지는 5인 선발 로테이션이 탄탄하다. 타선도 집중력과 장타가 생겼다. 지난해에도 롯데 팀 타율은 2위였지만 실속이 없었다. 특히 홈런이 뒤에서 2위였다. 하지만 카림 가르시아의 가세로 장타력이 급상승했고 조성환이 3번에 배치돼 타선의 힘이 배가 됐다. 게다가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많은 도루에서 나타나듯 팀이 능동적으로 변했다. 2008년 롯데는 강팀이다. 삼성, 지키는 야구 - 2007년 방어율 3.71(4위) 타율 0.254(8위) 출루율 0.343(5위) 장타율 0.365(7위) 홈런 86개(4위) 도루 101개(4위) - 2008년 방어율 4.46(6위) 타율 0.257(7위) 출루율 0.343(4위) 장타율 0.374(5위) 홈런 86개(2위) 도루 53개(8위) 지난해와 비교할 때 마운드가 완전하게 무너졌다. 웨스 오버뮬러와 톰 션의 기록을 제거해도 팀 방어율은 4.16으로 5위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팀 타선이 좋은 것도 아니다. 팀 타율과 출루율은 지난해와 비교할 때 한 단계밖에 오르지 않았다. 대신 장타율과 홈런은 두 단계씩 상승했는데 최형우·박석민·채태인의 힘이다. 그러나 도루는 홀로 61개를 훔친 이대형보다 적은 53개로 리그 최하위. 전문 대주자 강명구의 공백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4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불펜의 힘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5회 이전 리드를 잡은 경기에서 44승2패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했다. 베테랑 및 불펜요원들이 있는 삼성은 어떻게든 이기는 법을 아는 팀이다. 한화, 홈런이 전부 - 2007년 방어율 3.55(3위) 타율 0.254(7위) 출루율 0.342(3위) 장타율 0.376(5위) 홈런 104개(2위) 도루 48개(8위) - 2008년 방어율 4.45(5위) 타율 0.254(8위) 출루율 0.332(6위) 장타율 0.394(3위) 홈런 113개(1위) 도루 92개(6위) 팀 방어율은 지난해에 비해 두 단계 떨어졌다. 순위는 두 단계였지만, 수치상으로 1점 가까이 상승했다. 팀 타율은 아예 최하위로 떨어졌으며 출루율도 세 단계나 하락했다. 그래도 한화가 전반기에 선전할 수 있었던 힘은 절대적으로 홈런이었다. 전반기 102경기에서 102홈런을 터뜨렸다. 후반기 갑작스런 추락은 총체적인 투타 난국에서 비롯됐는데 홈런의 침묵도 한 이유였다. 후반기 18경기에서 11개의 홈런으로 대포 생산력이 전반기만 못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홈런은 증가하고 뛰는 야구도 이뤄졌지만, 마운드가 크게 무너진 데다 후반기 들어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 게 추락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홈런만 기다리다간 발등을 찍힐 수 있다. KIA, 장타의 실종 - 2007년 방어율 4.52(8위) 타율 0.257(6위) 출루율 0.330(8위) 장타율 0.364(8위) 홈런 73개(8위) 도루 70개(5위) - 2008년 방어율 4.05(4위) 타율 0.263(5위) 출루율 0.340(5위) 장타율 0.356(8위) 홈런 42개(8위) 도루 120개(4위)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지난해는 거의 모든 면에서 최악이었다. 6위로 두 단계 올라선 올 시즌에는 그나마 나아졌다. 윤석민·이범석이라는 원투펀치를 발견한 덕분에 마운드가 훨씬 강해졌다. KIA가 7월까지 가을잔치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팀 타율과 출루율에서도 나란히 5위로 지난해보다 좋아졌다. 1번 톱타자 이용규가 리드오프 역할을 100% 소화해낸 덕분이었다. 그러나 장타의 실종은 심각한 수준이다. 팀 장타율과 홈런 모두 2년 연속 최하위가 유력해졌다. 이대로 50개도 되지 않는 채 시즌을 마칠 경우 KIA는 지난 1993년 쌍방울(46개)·태평양(35개)·롯데(29개) 이후 무려 15년 만에 팀 홈런 50개 미만 팀이 된다. 히어로즈, 무너진 옛왕조 - 2007년 방어율 4.42(7위) 타율 0.271(1위) 출루율 0.346(1위) 장타율 0.384(2위) 홈런 96개(3위) 도루 51개(7위) - 2008년 방어율 4.52(7위) 타율 0.267(4위) 출루율 0.331(7위) 장타율 0.369(7위) 홈런 65개(5위) 도루 79개(7위) 현대 유니콘스는 투수왕국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는 팀 방어율 전체 7위에 불과한 가운데 타율·출루율에서 1위를 달린 타자왕국이었다. 유니콘스라는 과거를 지운 채 실질적으로 히어로즈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으나 무너진 옛왕조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오히려 타선의 힘이 약해진 탓에 지난해만 못한 성적을 내고 있는 형편인 것이다. 팀 타율과 출루율이 각각 4위와 7위로 하락했다. 장타율도 2위에서 7위로, 홈런도 3위에서 5위로 모두 떨어졌다. 팀 방어율과 도루에서 7위를 현상유지했지만 어차피 떨어질 곳도 없었다. 좋아진 게 없다. 좋아지길 기대하기에 앞서 좋아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지 못한 게 정답일지 모른다. LG, 늘어난 건 번트 - 2007년 방어율 4.34(6위) 타율 0.268(3위) 출루율 0.338(7위) 장타율 0.374(6위) 홈런 78개(5위) 도루 130개(3위) - 2008년 방어율 5.01(8위) 타율 0.260(6위) 출루율 0.325(8위) 장타율 0.357(7위) 홈런 60개(6위) 도루 107개(5위) 과연 지난해 LG는 어떻게 5위를 차지했을까. 기록을 보면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박명환이라는 에이스가 있었고, 페드로 발데스가 타선의 중심 노릇을 해줬다. 올해에도 봉중근이라는 에이스가 있고 비슷한 시기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발데스 이상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일단 마운드가 봉중근과 크리스 옥스프링을 제외하면 와르르 무너졌다. 마무리 우규민도 불의 남자가 됐다. 5점대 팀 방어율은 지난 2004년 한화(5.21)가 마지막이었다. 팀 타율은 3위였지만 출루율·장타율이 하위권이었다. 출루율이 낮아진 톱타자 이대형이 60도루를 기록하는 등 도루도 2년 연속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뛰는 야구가 대세가 된 올해는 5위에 그쳤다. LG가 늘어난 건 희생번트뿐이다. 지난해 86개(4위)에서 올해는 가장 많은 79개의 희생번트를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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