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타짜’, ‘경쟁작 20% 벽’ 넘을 수 있을까
OSEN 기자
발행 2008.09.16 09: 02

‘시청률 20%.’ 거대한 벽이 된 지 오래다. 이는 가요계 ‘음반 10만 장’과 비슷한 개념이다. 100만 장을 넘기는 음반이 수두룩하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가 됐고 ‘음반 10만 장’은 초대박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편성 운이 좋아 마땅한 경쟁 드라마가 없는 상황에서 종종 시청률 30%짜리 드라마가 나타나곤 하지만 월화, 수목극처럼 그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시청률 30%짜리 드라마를 기대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가 됐다. 어느새 주중 미니시리즈에서 시청률 20%가 차지하는 의미는 그렇게 커졌다. ‘가을 대전’을 앞두고 있는 월화극 경쟁에서 눈길 끄는 대목 한 가지가 생겼다. MBC TV의 250억 원 대작 ‘에덴의 동쪽’이 추석 연휴의 혼란스러운 틈을 타 시청률 20% 고지를 선점한 일이다. 15일 밤 방송된 ‘에덴의 동쪽’ 7회는 전국시청률 20.5%(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를 기록했다. 자체 최고시청률이면서 처음으로 20% 고지를 넘겼다. 물론 ‘에덴의 동쪽’은 편성 덕을 많이 봤다. KBS 2TV의 ‘연애결혼’과 SBS TV의 ‘타짜’가 방송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애결혼’이야 ‘에덴의 동쪽’과 SBS ‘식객’의 틈바구니에서 고전을 면치 못해 5%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변수는 SBS 드라마다. ‘식객’과 ‘타짜’가 바통을 넘겨주고 받는 사이를 절묘하게 파고들어 심리적 불패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20%를 넘겼기 때문이다. 15일 밤에 ‘타짜’를 편성하지 않고 영화 ‘식객’을 선택한 SBS의 편성은 그 판단을 놓고 내부적으로 논란의 여지를 남기게 됐다. 영화 ‘식객’은 11.5%의 시청률을 기록해 드라마 ‘식객’이 일궈놓은 결과(9일 마지막회 25.5%)를 전혀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16일 첫 방송되는 ‘타짜’는 전작의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미 20%를 돌파한 강력한 경쟁작과 싸워야 하는 처지가 됐다. 후광효과의 이점 대신에 후발주자의 약점만 안고 갈 상황이다. 물론 ‘에덴의 동쪽’이 갖고 있는 약점들도 많다. 너무나도 ‘고전적’이라는 점이다. 시대극이라는 스토리가 그렇고 배우들의 캐릭터가 그렇다. 칼로 벤 듯 뚜렷한 선악의 구도와 단선적인 캐릭터는 복잡한 현대극의 구도에 익숙한 드라마 팬들에게 신선함은 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드라마 ‘타짜’는 현대극의 극치를 보여줄 수 있는 소재와 구성을 갖고 있지만 원작 만화, 또는 영화 ‘타짜’의 잔영과 싸워야 한다는 큰 짐을 지고 있다. 16일 밤, 크게 한판 붙을 ‘에덴의 동쪽’과 ‘타짜’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이런 데 있다. 보편적 흐름과 특별한 기대가 상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100c@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