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만 되면 어김없이 TV에서 볼 수 있을거라 예상되는 프로그램이 있다. 외국인 며느리가 나와 한국에서의 시집살이를 얘기하거나 가요를 부른다. 사람보다 영특해 보이는 동물들이 나와 묘기를 부르고 스타들이 총출동해 노래 대결을 펼친다. 연예인 닮은꼴 일반인들이 장기자랑을 펼치거나 진짜 스타들이 나와 색다른 장기를 선보인다. 마술사와 신동의 등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매년 방송되는 명절 특집 프로그램이 모두 똑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정도 시대상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에 조금씩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2008년 추석에는 최근 동안 열풍을 입증하듯 SBS에서 제3회 ‘동안 선발대회’를 개최했다. 또 지난 2월 설날 특집으로 방송됐던 ‘우리 결혼했어요’의 인기 여세를 몰아 ‘연애시대’ 같은 러브 버라이어티쇼도 편성됐다. ‘동안’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현실을 그대로 방영한 것이 ‘동안선발대회’다. ‘동안선발대회’의 원조는 지금은 사라진 SBS ‘진실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꾸준한 자기관리로 실제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 출연자들은 놀라울 정도였고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회자됐다. 이후 명절 특집으로 ‘전국동안선발대회’가 편성됐고 2008년 추석특집은 어느새 3회째를 맞는 등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동안대회’ 출연자들이 이미 ‘진실게임’ 등 기존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는가하면 대상 선정의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또 성형수술 혹은 시술을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똑같은 기준에서 평가한다는 것 또한 생각해볼 문제다. 2008년 설날 특집으로 편성된 파일럿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는 정규 편성돼 예능 판도를 바꾸어 놓을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게다가 또한번 추석특집으로 마련된 ‘우리 결혼했어요’는 ‘파일럿 커플’을 선보이는가 하면 기존 부부의 대결 구도로 또 한번 크게 히트했다. ‘우리결혼했어요’는 시들했던 로맨스에 다시 불지폈다. SBS에서 파일럿으로 선보였던 ‘연애시대’는 기존 프로그램과 대동소이 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러브 버라이어티 인기를 잇겠다는 포부다. ‘연애시대’에서 최근 예능의 판도를 또 하나 읽을 수 있는데 바로 '리얼'이다. 일반인들의 실제 연애상황을 VCR을 통해 엿보며 풍문으로 떠돌던 연애 속설을 파헤친다. '프러포즈 대작전'에서는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두 남자가 프러포즈하는 실제 상황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일시적일 수 밖에 없는 특집 프로그램은 사람들의 관심도에 따라 생겨나고 사라지기 마련이다. 최근 ‘동안’과 ‘리얼 러브버라이어티’가 각광받고 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새로운 콘셉트의 특집 프로그램에 자리를 내 주어야 할 것이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