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세계 금융 위기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는 호재라는 보도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의 '데일리 메일'에 게재돼 관심을 끌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메인 스폰서가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AIG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셔츠에 자사의 브랜드명을 새기는 대가로 4년간 5650만 파운드(약 1130억 원)를 지불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프리미어리그 사상 최대 금액으로 기존의 스폰서였던 보다폰 그룹에게서 지급받던 900만 파운드(약 180억 원)의 금액에서 57% 이상 증가한 금액이었다. 그러나 이 금액은 이탈리아 세리에 A의 유벤투스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가 각각 타모일, 벤큐 등으로부터 받는 연간 2200만 유로(약 352억 원)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었다. 계약 첫 해인 2006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무관에 그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간판스타인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막 활약의 날갯짓을 시작한 시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아쉬움이 모두 사라질 호재가 나타났다. 바로 전 세계의 투자자들이 한숨을 내쉬게 만든 미국 월가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의 여파다. 세계 3, 4위 투자은행 메릴린치와 리먼이 매각, 파산보호 신청 등 휘청거리는 가운데 AIG도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400억 달러(약 44조 원)의 긴급자금을 요청하며 긴급조치에 들어간 것이다. AIG는 주가가 80% 이상 급락해 위기 신호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데일리 메일은 AIG의 이런 비상사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는 호재라고 진단했다. AIG와 2800만 파운드 가량(약 650억 원)의 계약이 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새로운 스폰서를 구할 경우 현재보다 높은 금액의 지원을 유치할 것이라는 뜻이었다. 데일리 메일은 이런 분석의 근거로 시몬 채드윅 코번트리 대학 교수의 평을 인용했다. 채드윅 교수는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스폰서십 계약 추세를 지켜볼 때 재계약시에 금액이 올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난해 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사실을 고려하면 AIG의 불행은 곧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행복이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AIG의 문제로 스폰서십이 종료될 경우 데일리 메일의 예상과는 반대로 일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시즌이 이미 시작한 상황에서 새로운 스폰서를 구하는 것이 녹록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플래티넘 스폰서였던 아우디가 지난 7월 계약 관계를 청산한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새로운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이를 증명한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