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확정' 롯데, 대전에서 시작하고 끝냈다
OSEN 기자
발행 2008.09.17 08: 05

[OSEN=이상학 객원기자] 대전에서 시작해서 대전에서 끝냈다. 지난 3월29일. 롯데는 한화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장단 16안타를 폭발시키며 11-1로 대승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개막전 승리 후 “첫 승리라 흥분되지만 10월까지는 한참 멀었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었다. 이튿날에도 롯데는 9-8로 한화를 꺾고 개막 2연승하며 시즌 초반 돌풍을 예고했다. 그러나 로이스터 감독의 말대로 결코 안심할 수 없었다. 7월부터 롯데는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25일간의 베이징 올림픽 휴식기를 맞은 후 롯데는 다시 대전을 찾았다. 지난달 26~28일 후반기 첫 3연전.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롯데는 8년만의 4강 진출을 위해 사활을 걸 시점이었고 전반기를 2위 두산에 승차없이 3위로 마친 한화는 내심 2위 진입을 노리고 있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두 팀은 나란히 46패를 마크하고 있었지만, 8경기를 더 많이 한 한화가 롯데보다 8승이나 더 많았다. 하지만 로이스터 감독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후반기 첫 경기를 앞두고 로이스터 감독은 짐짓 자신감을 드러냈다. 로이스터 감독은 “왜 4위만을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2위와의 승차가 4경기밖에 나지 않는 만큼 당연히 2위 진입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냥 의례적으로 하는 말처럼 보였다. 그러나 아니었다. 로이스터 감독의 말대로 롯데는 한화와의 3연전을 휩쓸었다. 3경기 팀 타율 3할4푼5리에 경기당 평균 9.7득점. 후반기 롯데 질주를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주장 조성환은 “시즌 초반 분위기로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결국 축배도 대전에서 들었다. 후반기 18경기에서 16승2패로 파죽지세를 달린 롯데는 20여일 만에 대전을 찾았다. 그 사이 18경기에서 한화는 4승14패로 추락했다.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불과 20여일만의 일이었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까지 매직넘버 ‘2’를 남겨두고 있었고, 5위 한화를 꺾으면 자동으로 소멸돼 가을잔치를 확정하는 상황이었다. 롯데는 개막전 때처럼 장단 16안타를 퍼부으며 한화를 9-6으로 눌렀다. 마침내 대전에서 8년만의 가을잔치 진출을 확정지은 뒤 샴페인 파티를 열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 자이언츠의 역사적인 날이다”고 외쳤고 선수단은 샴페인잔을 맞추며 환호했다. 올 시즌 롯데는 한화와의 대전원정 8경기에서 7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8경기에서 팀 타율은 무려 3할5푼6리였으며 경기당 평균 9.4득점이라는 어마어마한 득점력을 뽐냈다. 15홈런-15도루까지 곁들였다. 박현승·손광민·이승화는 올 시즌 유일한 홈런을 대전에서 때려냈다. 개막전 대승으로 상큼한 스타트를 끊을 것을 시작으로 후반기 첫 3연전 반전과 가을잔치 진출 확정까지 모두 대전에서 이뤘으니 적어도 올 시즌만큼은 롯데에 대전은 ‘약속의 땅’이다. 김주찬은 “대전구장만 오면 잘 맞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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