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4년 연속 가을잔치 '사실상 절망'
OSEN 기자
발행 2008.09.17 08: 08

[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난 16일 대전구장.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한화는 총 8285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총 35만4178명의 관중이 올 시즌 한화의 홈경기를 찾았다. 당초 설정한 35만 관중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이었지만 아쉽게도 김이 빠졌다. 롯데의 8년만의 가을잔치 진출 확정에 제물이 되며 사실상 4년 연속 포스트시즌이 난망에서 절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날 롯데에 6-9로 패한 한화는 후반기 19경기에서 4승15패로 그야말로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지난 11일 잠실 LG전에서 8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한 ‘괴물 에이스’ 류현진을 단 4일 쉬고 등판시키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결과적으로 무리수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으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무리수가 아니라 고육지책이었다. 이미 바닥난 투수진에서 류현진을 당겨서라도 써야하는 것이 한화의 차가운 현실이었다. 고육지책의 결과는 대개가 좋지 않기 마련이다. 이로써 60승61패를 마크한 한화는 지난 5월4일 대구 삼성전 이후 4개월12일 만에 5할 미만 아래로 승률이 떨어지고 말았다. 어렵게 지켜온 5할 승률선마저 무너져내린 것이다. 4위 삼성과의 승차는 2.0경기. 삼성에게 상대전적에서 7승11패로 뒤져 실질적인 승차는 3.0경기차와 다름없다. 한화가 남은 5경기에서 전승을 거둬도 삼성이 남은 9경기에서 5승만 따내면 자동으로 4강에서 탈락하게 된다. 이제 구단에서도 서서히 4강 탈락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요즘 아주 죽을 맛”이라고 털어놓았다. 평소 경기 전 덕아웃에서 특유의 입담을 뽐내던 김 감독이었지만 후반기 추락으로 덕아웃에서 두문불출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겪은 백전노장이지만 속절없는 추락에는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처음에는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한 마운드가 문제였는데 막상 마운드가 나아지니 또 믿었던 방망이에 발등이 찍혔다. 후반기 팀 타율이 2할1리에 불과하다. 김인식 감독이 부임한 지난 2005년부터 한화는 일약 가을잔치 단골 손님으로 거듭났다. 2005년 페넌트레이스 4위에 이어 플레이오프 진출은 기적이었다. 2006년에는 우승후보로 평가받으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궈냈고 2007년에는 4강으로 평가받은 뒤 플레이오프까지 갔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주축 베테랑 선수들의 부상과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어 4강 밖으로 평가받았고, 김인식 감독도 시즌 초부터 앓는 소리를 했다. 하지만 전반기 기대이상으로 방망이가 대폭발하며 대선전했으나 결국 후반기에 그 마각이 드러났다. 물론 전반기에 무려 102경기를 소화하고, 후반기에는 연장전만 4차례나 치르는 등 날씨도 운도 따르지 않았다. 힘도 사기도 모두 떨어졌다. 전반기 많은 경기를 치른 것이 결과적으로 불운이었다. 김인식 감독은 “감독생활을 10년 넘게 했지만 이런 경우는 없었다”며 두손 두발을 다 들었다. 한화의 구단 관계자는 “이제 한화에게 남은 것은 김태균의 홈런왕, 류현진의 다승왕 뿐”이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쉽지가 않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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