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보스턴 레드삭스의 '천재 단장' 테오 엡스틴이 오는 2011년까지 구단 운영을 총괄할 전망이다. AP통신은 17일(한국시간) "엡스틴과 새로운 3년 계약이 임박했다"는 존 헨리 구단주의 말을 전했다. 헨리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모든 게 끝날 때까지는 계약과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에게 비밀을 준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엡스틴은 21세기 들어 보스턴이 발굴한 가장 찬란한 보석으로 꼽힌다. 오랫 동안 요키 가문의 '가족 사업 수단'이었던 보스턴이 2002년 플로리다 말린스 구단주였던 헨리에게 넘어가면서 보스턴은 프런트 대개혁 작업에 돌입했다. 래리 루키노가 새로운 사장으로 부임했고, 루키노는 29세의 '신출내기' 엡스틴을 구단 부사장 겸 단장으로 깜짝 임명했다. 예일대를 나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인턴, 샌디에이고에서 홍보직원으로 일한 게 경력의 전부였기에 엡스틴은 부임 첫날부터 화제의 인물이 됐다. 그가 과연 전통의 명문 보스턴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 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다. 엡스틴은 부임 초부터 기존 야구계와는 다른 행태로 주목을 받았다. 통계 분석의 권위자로 꼽히지만 주류 야구계에선 소외의 대상이었던 빌 제임스를 특별 고문으로 영입했고, 역시 야구 통계계의 주목받는 대상이던 에릭 밴과 보로스 매크래큰을 끌어들여 구단 개혁 작업에 나섰다. 그리고 분석된 자료를 바탕으로 커트 실링, 키스 폴크, 등을 영입했으며, 구단 아이콘이자 '보스턴의 영웅'으로 추앙받았지만 재계약 문제로 말썽을 빚던 노마 가르시아파라를 시카고 컵스로 트레이드했다. 엄청난 비난을 받은 이 조치는 결과적으로 큰 수확의 씨앗이 됐다. 보스턴은 2004년 월드시리즈에서 '밤비노의 저주'를 무너뜨리고 86년 만에 감격의 우승을 이뤘다. 엡스틴은 2004년 우승 후 뚜렷한 설명 없이 보스턴을 떠나 충격을 던져줬지만 3개월 만에 복귀한 뒤 팀을 자신의 의도한 방향으로 이끌었다. 라이벌 뉴욕 양키스와 매년 지구 우승을 다투던 보스턴은 그 결과 지난해에도 월드시리즈에 올라 콜로라도 로키스를 완파하고 4년간 2번째 우승 트로피를 올리며 보스턴 전성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올해에도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한 보스턴은 월드시리즈 2연패와 5년간 3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엡스틴 없이 우리 구단이 현재 위치에 있을 수 있다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정말 대단한 일을 해왔다"면서 "그가 다시 복귀한다는 생각에 흥분을 감출 수 없다. 여러가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내가 상의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바로 엡스틴"이라고 말했다. workhorse@osen.co.kr
